이스타항공 '700명 인력감축' 갈등…노조 "감축 철회ㆍ고용유지 촉구"

입력 2020-08-26 13:30수정 2020-08-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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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노조,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사 측, 고통분담안 거부"

▲26일 국회 앞에서 이상진(왼쪽 두 번째) 민주노총 부위원장, 박이삼(왼쪽 세 번째)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 권영국(오른쪽 세 번째) 정의당 노동본부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타항공의 인력감축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이주혜기자winjh@)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저비용항공사(LCC)의 ‘고용 대란’이 현실화한 이스타항공에서 인력 감축을 놓고 노사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26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회사가 노조의 순환 휴직 고통 분담 안도 거부하고 무조건 인력감축을 추진하고 있다며 “700명 인력감축 계획을 철회하고 고용유지를 위해 최소한의 노력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스타 노조는 이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반기에 이미 500여 명의 인력을 감축하고 추가로 무려 700여 명을 감축하는 것은 애초 1600여 직원 중 4분의 3을 감축하는 기업해체 수준의 구조조정 계획이며 이스타항공 노동자의 생존권을 짓밟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상반기 항공기 9대 반납에 이어 추가로 8대를 반납하고 6대만 운영하면서 인력도 400명 수준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현재 1136명 중 700명을 추가로 감축하기 위해 이달 31일 구조조정명단을 발표하고 다음 달 31일 최종 정리해고 통보를 할 계획이다.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노조는 임금 비용이 부담이라면 노동자들이 고통을 나눠질 테니 고용만은 유지될 수 있도록 무급 순환 휴직을 제안했다”면서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이를 묵살하고 또다시 대량 인력감축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노조는 6대 항공기 운항에 80명의 조종사만 필요하니 코로나19 사태가 호전될 때까지 240명이 3개 조로 나뉘어 1개월 일하고 2개월 쉬는 무급 순환 휴직을 시행하면 고용도 유지하고 자격증도 유지할 수 있다고 요구했다.

박 위원장은 “오너 이상직 의원과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7개월째 체불된 임금의 해결에 대해서는 전혀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고 노조의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요구에 대해서도 얼마 안 되는 비용을 이유로 묵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력을 감축한다면 어떤 기준으로 해고 대상을 정할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권영국 정의당 노동본부장과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 공정배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부위원장 등도 참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고려해 기자회견에는 10명 미만이 참석했다.

한편 노조 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민주당 당 대표 후보들에 27일 공개질의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된 후 재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 법무법인 율촌, 흥국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현재 사모펀드(PEF) 2곳 등과 인수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의 재매각을 위해서는 사업 규모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매출이 없는 상태에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회생이 아닌 청산 절차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와 전면 운항중단, 고용유지지원금 미신청, 운영자금 미지원 등의 영향으로 이스타항공의 재무상태는 매우 악화한 상태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2월 제주항공이 인수하기로 했으나 올해 초부터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인수가 무산됐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23일 이스타홀딩스와 체결했던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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