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20’ 벌써 반값?… 불법보조금 다시 ‘꿈틀’

입력 2020-08-2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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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림 테크노마트 등 최대 50만원 할인… 고가 요금제·선택 약정 등 조건 붙어

▲코로나19 재확산에 이동통신업계도 타격을 입고 있다. 23일 휴대폰 대리점이 모여 있는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이 휴일임에도 한산하다. (사진=박소은 기자 gogumee@)

“갤럭시노트20 한달 6만9000원에 가져가세요. 119만 원짜리 사실상 60만 원대에 가져가는 거라 ‘반값폰’이나 다름 없어요.”

스마트폰 집단상가인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에서 고객 상담을 하는 직원의 말이다. 삼성전자 하반기 전략폰인 ‘갤럭시노트 20’이 지난 21일 정식 출시된 상황에서 23일과 24일 이틀간 현장을 찾았지만 한산한 모습이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손님보다 직원들이 더 많은 탓에 상가 앞을 지나는 순간마다 호객이 끊이지 않는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플래그십 신작을 내놓을 때마다 신도림 테크노마트는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 만큼 최신 사양의 스마트폰을 일반 대리점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집단상가는 대리점보다 최소 15만 원에서 최대 50만 원 가까이 저렴한 가격에 최신 스마트폰을 구입 할 수 있다. 대리점이 단말기를 판매하고 받는 ‘리베이트’를 최소화 하기 때문이다. 이른 바 싼 가격에 많이 팔고 이익을 극대화 하는 ‘박리다매’가 성행하는 곳이다.

하지만 지난해 5G 스마트폰 판매 전쟁으로 ‘불법보조금’ 대란이 일어난 탓에 올해 만큼은 불법보조금 규모가 예년만 못하다. 통신사에서 주는 공시지원금 역시 ‘갤노트20’은 15만 원에서 최대 24만 원을 넘지 않는다. 이 때문에 24개월 선택 약정할인으로 스마트폰 가격을 줄이는 경우가 많다. 신도림 테크노마트 역시 같은 방식으로 손님을 유치하는 구조다.

처음 찾은 매장은 갤노트20을 월 6만9000원에 구입하라고 권유했다. 해당 매장에서 줄 수 있는 보조금은 최대 ‘30만 원선’이다. 사실상 ‘불법보조금’이다. 반면 119만 원하는 최신 스마트폰을 월 6만 원대 후반으로 손에 쥘 수 있는 구조는 통신사를 바꿔야 하고, 카드 할인으로 실적을 100만 원 이상 써야 가능했다. 또, 처음에는 7만5000원짜리 요금제를 쓰다가 3개월 내지 6개월 뒤에 LTE 요금제로 변경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월 6만9000원’이 가능하다. 기준을 145만 원대 ‘울트라’ 모델로 변경하면 월 통신비는 7~8만 원 후반대를 써야한다.

또 다른 매장의 경우 보조금은 15만 원 정도만 줄 수 있지만 대신 월 통신비를 6만 원 초반대로 낮출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 역시 선택약정 할인에 카드할인을 월 최대 120만 원까지 써야하는 구조다. 이렇게 4~5곳을 더 찾아가 상담을 받았지만 대부분 카드약정 할인 등으로 한달 통신비를 최소화 하는 방법을 알려줄뿐 실질적으로 통신비를 낮추는 방법은 그 어느 곳에도 없었다. 그런 방식으로 책정된 한달 통신비는 대략 6만원 후반에서 10만 원대까지 다양했다. 카드 약정은 한달 최소 30만 원에서 최대 120만 원까지 써야한다.

한 매장 대표는 “결국 집단상가는 리베이트(페이백)라고 하는 보조금을 얼마를 더 주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며 “많이 파는 곳은 15만 원이 아닌 40만~50만 원대까지 무리해서 지원하며 ‘박리다매’로 수익을 얻는 구조”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가게 직원은 “통신사 정식 대리점이 고객유치 인센티브나 리베이트를 우리(집단상가)보다 더 많이 챙기고, 우리는 그 만큼 적게 챙기는 방식으로 손님을 유치한다”며 “불법보조금이라고 낙인을 찍지만 실제 통신사 직원도 직원 할인 외에 집단상가에서 스마트폰 사는 것을 권할 정도로 보편화 된 방식”이라고 말했다.

반면 고객에게 스마트폰을 판매하면서도 대다수 직원들은 ‘폰파라치’ 단속을 피하려 메모, 녹취, 사진 등 고객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정부가 인센티브를 다시 손님에게 돌려주는 ‘페이백’ 방식을 불법으로 간주하다보니 자신들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폰파라치’를 전문으로 하는 고객이 있어 일주일에 한 번 꼴로 고발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한 직원은 “녹취를 하는 손님과 실랑이를 할 때가 종종있다”며 “신고가 들어가 과태료가 나오면 일주일 장사를 망치는 거라 민감해질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와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노트20’이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43만2000대 개통됐다. 이는 작년 갤럭시노트10 첫 주 개통량(50만대 추정)보다 약 10% 적은 수치지만 불법보조금 대란이 없고, 코로나19 재확산 국면에서는 사실상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모델별로 갤럭시노트20 울트라가 약 70%, 갤럭시노트20이 약 30%의 비중이다. ‘자급제폰(통신요금 가입 없이 기계만 사는 것)’ 물량 비중도 10% 중반대로 상승했다. 반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오프라인 판매 비중이 줄고 있으며, 이 때문에 택배 배송 등의 언택트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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