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택보증이 환매조건부 미분양 매입을 공고한 후 사흘간 실시한 매입 신청에서 총 54개 업체가 매입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대한주택보증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미분양 매입 신청을 받은 결과 54개 건설사가 62개 사업장, 8327가구의 미분양아파트를 신청했다.
총 분양대금은 1조2593억원으로 주택보증의 1차 매입 규모인 5000억원의 두배가 넘는 금액이다.
이번에 신청한 업체에는 주택전문업체들이 다수 포함돼 있으며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내 대형 업체들도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자 별로는 첫날인 3일에는 1개 업체가 1개 사업장 99가구만 매입 신청했으나 이튿날에는 6개 업체가 6개 사업장 464가구를 신청했다.
마지막에는 무려 47개 업체가 몰려 55개 사업장 7764가구가 매입 신청돼 북새통을 이뤘다.
지난 6월부터 정부는 '미분양 대책'을 발표하고 주공 등 공공기관에 시세의 75~80% 선에서 매도하도록 했지만 건설사들은 '할인율이 지나치게 높다'며 미분양 매도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반면 건설업체들이 주택보증의 미분양 매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환매조건부 매입 방식 때문으로 지적된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굳이 미분양 물량을 팔았다고 보기보다는 환매조건부인 만큼 미분양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쓴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현재와 같은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는 만큼 좋은 기회임에 틀림 없다"고 말했다.
주택보증은 조만간 이들 아파트에 대해 분양가 할인율(50%)과 공정률(30%), 분양률(20%)을 평가해 고득점 순서대로 예비심사를 마친 뒤, 본심사에서는 매입가격의 적정성과 완공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매입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1개 업체당 최대 한도는 이번 매입총액인 5000억원의 10%인 500억원 규모다.
최종 매입 대상 단지는 이달 말께 확정될 예정이며 주택보증은 향후에도 한 달에 한번씩 미분양아파트를 매입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