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전미도 "'어쩌면 해피엔딩', 때 묻으면 못하겠죠?"

입력 2020-08-25 11:24수정 2020-08-2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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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까지 연기하고파…공연 계속할 것"

▲배우 전미도. (사진제공=CJ ENM)
스타들의 시작점은 거슬러 올라가면 대체로 ‘무대’인 경우가 많다. 이들은 어느 날 드라마, 영화 같은 매체로 진출하면서 얼굴을 알리고 대중성을 얻는다. ‘신인 아니었어?’라는 말도 나오지만, 이들은 10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 동안 무대를 통해 관객을 만나온 베테랑이다.

배우 전미도 역시 마찬가지다. 전미도는 2006년 뮤지컬로 데뷔하고,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을 2회 연속 수상한 뮤지컬계 스타다. 하지만 대중들에겐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채송화가 더 익숙하다. 전미도는 드라마 시즌1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차기작으로 뮤지컬을 선택했다. 그가 공연으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 우려했던 공연 팬들에겐 희소식이었다.

또 다른 효과도 있었다. 공연을 잘 알지 못했던 관객들이 전미도를 보기 위해 대학로를 찾고 있다.

“실감이요? SNS에 게시글을 올렸을 때 댓글 달리는 속도를 보고 놀랐어요. 드라마의 채송화 역할뿐만 아니라 제 공연을 보러 오겠다는 이야기를 해주시는 걸 보면서 놀라기도 했죠.”

올해 ‘전미도 효과’라는 말도 생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7일까지 '어쩌면 해피엔딩' 공연은 잠정 중단하지만, 이전까지 연일 매진이었다.

“제가 활동했던 공연 영상들이 유튜브에 있잖아요. 처음엔 그걸 보신다는 게 부끄럽더라고요. ‘상 받은 뮤지컬 배우’라고 알려졌는데, 막상 보고 ‘이게 뭐야’ 하실까 봐요. 다행히 그 영상들을 보고 뮤지컬에 빠졌다는 분들이 많았어요. 새로운 관객이 유입된다는 것은 정말 잘 된 일이죠. 제가 그런 역할을 했다는 것도 정말 감사하고 기뻐요.”

‘어쩌면 해피엔딩’은 2018년 전미도에게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옛 주인들로부터 쓸모없다는 이유로 버림을 받은 로봇 '클레어'와 '올리버'의 사랑을 그린다. 전미도는 “역시나 너무 좋다”고 말했다.

“극장 사이즈가 커져서 한 발 나가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숨도 차고 힘들어요. 초연 때와 무대 느낌도 많이 달라졌지만, 드라마가 가진 정서는 그대로라 적응은 빨리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대본이 새삼 정말 좋더라고요. 다시 한번 작가, 작곡가에게 천재라고, 대단하다고 말했어요.”

▲배우 전미도. (사진제공=CJ ENM)

전미도에게 ‘어쩌면 해피엔딩’은 곧 ‘순수함’이다. 그는 ‘잘 아는 것 같은 마음’으로 무대에 서는 게 가장 무섭다고 했다.

“때 묻으면 안 되는 작품이에요. 연습을 많이 못 했다는 생각에 다 해봤는데, 결국 거둬내고 거둬냈어요. 순수함이 있고 없고에 따라 작품이 명품이 될지가 결정되는 거 같아요. 제 안의 순수함을 경계하고 바라봐요.”

그는 “공연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뮤지컬팬들은 든든한 지원군이다. 계속되는 그들의 응원을 보면, 10여 년 공연을 허투루 하지 않았다는 생각도 든다.

“80세까지 연기하고 싶어요. 나이 들었을 때 제 연기를 보고 싶어요. 항상 궁금해요. 김혜자ㆍ나문희 선생님 나이가 됐을 땐 어떤 연기를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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