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대기자금 52조 원 돌파...‘IPO대어’에 쏠릴까

입력 2020-08-2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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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조 6393억 원.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맡겨놓은 투자자예탁금이 또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6월 증권사들이 SK바이오팜 공모 청약자에게 환불한 30조원 가운데 상당수가 증시에 머무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동학개미들이 똘똘한 주식을 찾아 저가 매수에 나서거나 하반기 기업공개(IPO)가 예정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대어 사냥에 나설 것으로 분석한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0일 기준 52조6393억 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증권 계좌에 넣어둔 대기성 자금을 의미한다.

특히 조정장에서 투자자예탁금이 많이 늘어났다. 지난 18일, 코스피·코스닥지수는 각각 2.46%, 4.17%씩 떨어졌는데, 해당 시점부터 투자자예탁금이 사흘 연속 증가해 최고치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증시 유입으로도 이어졌다. 지난주(18~21일) 개인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8689억 원, 코스닥에서 5909억 원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외인, 기관은 모두 팔아치운 것과 정반대 양상이었다.

대규모 투자금은 ‘IPO 대어’를 낚기 위한 청약 자금으로도 해석된다. 최근 투자자예탁금은 대형 공모주 청약 전후로 급증하곤 했다. 지난 6월 SK바이오팜 상장 당시 약 30조 원의 청약증거금이 시장으로 유입됐는데, 이후 환급된 청약증거금이 대기성 투자금으로 고스란히 남은 셈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빅히트엔터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기업들이 하반기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어 대기자금이 쉽게 빠져나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는 9월 1~2일에는 카카오게임즈의 일반 청약이 예정됐다. 공모가 희망밴드가 2만~2만4000원인데, 이미 장외시장에서 1주당 6만 원 선에 가격이 형성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시장에서는 SK바이오팜 상장 후 ‘대박’을 터트린 것처럼 카카오게임즈도 공모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청약 경쟁률이다. 앞서 SK바이오팜의 경우, 32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약 1억 원을 증거금으로 두고 청약하면, 12주가량을 받을 수 있었다. 카카오게임즈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돼 증거금 대비 배정 주식 수는 낮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증시 전문가들은 “SK바이오팜처럼 카카오게임즈에 일반 청약이 몰릴 가능성이 커 높은 청약증거금에도 몇 주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대안으로는 모회사 주식(카카오 지분 58.96%)을 사거나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이 있는 하이일드 펀드에 자금을 넣는 게 투자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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