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외식업…“차라리 매각되는 브랜드가 부럽다”

입력 2020-08-25 16:10수정 2020-08-2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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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확산에 동네 식당서 대기업 프랜차이즈까지 휘청…4월 등록취소 프랜차이즈 ‘신규의 3배’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사진=뉴시스)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며 외식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회적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동네 식당을 비롯한 홀 영업 중심의 외식 매장은 이미 직격탄을 맞았다. 패밀리레스토랑 등 뷔페를 운영하는 브랜드들은 자발적으로 문을 닫으며 상반기보다 더 어려운 하반기를 맞게 됐다. 여기에다 중견기업 또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본사도 주인이 바뀌는가 하면 매각설이 불거지는 브랜드도 늘고 있다. 영업 부진을 계기로 매각 가치가 낮은 브랜드들은 아예 사업을 정리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25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매각에 나서는 프랜차이즈 본부가 늘어날 전망이다. 미스터피자를 운영 중인 MP그룹이 지난달 토종 사모펀드 티알인베스트먼트에 팔린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티알인베스트는 MP그룹의 지분 41%를 350억 원에 인수하며 창업주 ‘정우현 시대’에 종지부를 찍었다. 정우현 회장은 피자업계에서 글로벌기업과 경쟁해 토종 피자브랜드를 1위로 올려놓았지만 갑질논란으로 경영에서 물러난데 이어 경영권마저 매각하며 화려한 30년 프랜차이즈 인생을 정리했다.

미스터피자 외에 매각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 프랜차이즈도 다수다. CJ푸드빌은 주력 브랜드인 뚜레쥬르의 매각을 타진 중이며 할리스커피, 파파이스 등도 매물 리스트에 오르내리고 있다.

IMM프라이빗에쿼티도 할리스커피 매각에 나설 계획이다. 할리스커피는 스타벅스보다 앞서 론칭한 국내 최초의 커피전문점 브랜드로 IMM프라이빗에쿼티가 2013년 인수한 바 있다.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 시행으로 뷔페식 매장들은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이들의 상당수가 대기업 직영점으로 운영되는 만큼 관련 계열사의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CJ푸드빌은 빕스와 계절밥상 등 뷔페 레스토랑 41개의 운영을 중단했고 이랜드이츠도 자연별곡, 애슐리 등의 수도권 매장의 영업을 중단했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 프랜차이즈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매장 수가 적거나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기업은 브랜드 가치가 낮다 보니 아예 문을 닫는 극단의 선택을 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올 1월만 해도 신규 프랜차이즈 등록 기업 수는 152개로 등록 취소 기업 17개를 크게 압도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덮친 2월부터는 매월 등록 취소 기업수가 늘기 시작해 4월에는 등록 취소 기업이 신규 등록 기업의 3배에 달할 정도로 격차가 커졌다. 업계에서는 2~3월에 코로나 19 소강상태를 기대하며 버티던 기업들이 신천지와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4월에 대거 사업 정리 수순을 밟으면서 등록 취소 기업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했다. 5월 이후엔 등록 취소 기업 수 증가율이 다소 완화됐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8월 이후엔 다시 문을 닫는 기업이 속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등록 취소 브랜드에는 장수 외식 프랜차이즈들도 대거 포함됐다. 맥주프랜차이즈 하이트비어플러스, 샤브샤브 전문점 정성본, 베이커리 전문점 보네스뻬 등 10년 이상 영업해온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등록 취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놀부와 월향이 손잡고 선보인 ‘료리집 월향’도 경영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브랜드를 반납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홀 매장 중심의 프랜차이즈 본부들은 헐값에라도 브랜드를 팔아치우고 싶은 심정”이라며 “그나마 배달 위주 브랜드는 근근히 버텨가겠지만 지금은 빙하기에 공룡이 먼저 멸종되듯 매장 규모가 큰 점포 위주의 프랜차이즈들이 더 견디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각 의사가) 공개된 브랜드 외에 매장수 100여개 이상인 중소 프랜차이즈도 상당수 헐값에 매각을 타진하는 곳이 많지만 물류센터 등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기업들은 사실상 협상테이블에조차 앉기 어려워 시간이 갈수록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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