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 신세 된 반도체주…업황 먹구름 언제쯤 가실까

입력 2020-08-23 11:05수정 2020-08-2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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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주가 하락에 개인투자자 ‘줍줍’…“4분기 회복 시그널 나타날 것”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8월 들어 찬밥 신세가 된 반도체주가 반등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를 중심으로 한 미ㆍ중 갈등 격화와 창고에 쌓이는 반도체 재고로 업황에는 먹구름이 깔렸다. 하지만 ‘개미’들은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 보고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를 쓸어 담는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황 회복 신호가 4분기에나 나타날 것으로 점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업종별 대표 종목으로 구성한 KRX 섹터지수 17개 중 반도체의 성적이 가장 부진했다.

KRX반도체 지수는 이달 들어 8.37% 하락한 2635.00을 기록했다. 스마트폰ㆍTV 등 전자제품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전자의 경우 KRX정보기술 지수에 속하는데, 이 지수는 3.40% 하락하면서 반도체 다음으로 낙폭이 컸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장 평균에도 못 미치는 주가 흐름을 보였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달 들어 주가가 2.76% 빠졌다. 반도체 사업만 영위하는 SK하이닉스의 경우 10.39% 하락했다. 코스피는 중간에 조정을 거쳤지만 이 기간 2.45%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점유율 73%를 차지하는 D램 가격이 급속도로 하락하면서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실제 PC용 D램(DDR4 8Gb) 현물가격은 20일 기준 1개당 2.537달러로, 올해 고점이었던 4월 3일 3.637달러보다 30.24% 하락했다. D램 현물가격은 매일 연중 최저가를 경신 중이다. 애초 기대보다 수요가 저조해 재고 물량이 쌓인 탓이다.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제공=삼성전자)

또 미국의 3차 제재 발표로 화웨이라는 큰 고객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악재로 작용했다. 화웨이가 설계하지 않은 반도체도 미국 기술이 쓰이면 안 된다는 제재이기 때문에 어떤 업체도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기 어려워졌다. 화웨이는 애플에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위 고객사다. 삼성전자의 화웨이 매출 비중은 3.2%, SK하이닉스는 11.4%로 추정된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산업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 개인은 SK하이닉스를 1조1168억 원, 삼성전자를 8353억 원 사들이며 순매수 상위 종목 1ㆍ2위로 만들었다. 이 기간 코스닥 반도체 업종도 1670억 원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부터 반도체 재고가 감소하면서 업황 회복 신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최도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방업체들의 재고가 정상화될 4분기부터 출하 증가에 의한 회복 시그널이 나타날 것”이라며 “출하량 회복이라는 모멘텀 발생으로 주가 상승은 9~10월로 예상되고 고정가 상승은 내년 1분기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반도체를 많이 사 가는 화웨이의 손발이 묶인 상황이기 때문에 당장 올해 하반기 반도체 수요에는 작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며 “그렇지만 화웨이의 재고가 소진되는 내년 중반 이후에는 또 다른 흥미로운 일들이 벌어질 가능성 또한 크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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