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말할 수 없는 고통 ‘치질’…치료 미루면 수술 불가피

입력 2020-08-2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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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치질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치질로 진료 받은 환자 수는 2007년 74만 명에서 2012년 85만 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생활이 불규칙한 20대의 경우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17%나 많았다.

치질은 치핵, 치열, 치루, 항문직장농양 등 항문관과 그 주변에 생기는 모든 질환을 아우르는 말이지만, 이중 약 80%가 치핵이기에 보통 치핵을 치질이라고 부른다. 치핵은 항문 주변의 혈관과 결합 조직이 덩어리를 이뤄 돌출되거나 출혈이 되는 현상이다.

치핵은 크게 내치핵과 외치핵으로 나뉜다. 항문 안쪽에 생겨 항문관 내외로 돌출된 것을 내치핵, 항문개구부 밖의 피부로 덮인 부위에서 나타나는 것을 외치핵이다. 일반적으로 외치핵보다 내치핵의 발병률이 더 높은 편이다.

내치핵은 진행 정도에 따라 분류한다. 경미한 수준의 1기 치핵은 정맥울혈이 항문관 내로 돌출하며 가끔 출혈이 동반되는 정도다. 항문 입구로 치핵이 내려왔다가 배변의 중단과 함께 저절로 원래의 위치로 돌아간다면 2기 치핵, 더 악화돼 쉽게 항문 입구로 빠져나오나 안으로 밀어 넣어야 다시 들어가는 정도는 3기 치핵, 치핵이 들어가지 않고 괴사와 통증을 보인다면 4도 치핵으로 정의한다.

내치핵은 혈전(피떡)이 형성되어 괴사가 된 경우에만 통증이 있으며, 출혈, 가려움증, 분비물 등이 있을 수 있다. 반면 외치핵은 항문 입구 밖의 피부로 덮인 부위에서 나타나 내치핵보다 통증이 심하다. 반복된 혈전과 혈관 확장으로 피부가 늘어질 수 있다.

치핵은 잘못된 식습관이나 변비로 인해 대변이 딱딱하거나 변을 보기 위해 항문에 무리하게 힘을 주는 경우, 복압이 증가된 경우, 골반 바닥이 약해진 경우에 나타난다. 치질은 증상을 방치할수록 치료가 어렵고 더 큰 통증이 생겨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발병 원인은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해 장 건강이 좋지 않아 변비나 설사가 잦아 변기에 오래 앉아 있는 버릇으로 항문에 강한 압박을 주는 잘못된 배변습관이 중요하다. 이 외에도 비만이나 과도한 음주, 오래 앉아 있는 직업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치질은 질환 부위의 특성상 주변 사람들에게 쉽게 털어놓지 못하는 질병이다. 치질이 생겨도 약국이나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증상을 방치할수록 치료가 어렵고 더 큰 통증이 생겨 수술 치료가 필요하므로 초기에 진단,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호석 서울장앤항외과 대표원장(대장항문외과 세부 전문의)는 “현대인의 고질병으로 자리잡으면서 환자로 늘어난 만큼 의학계에서도 진료과목을 세분화해 항문질환 치료를 집중적으로 하는 의료기관도 있다”며 “부끄러운 질환이라고 여기고 방치하지 말고 대장항문외과 세부 전문의가 상주하는 의료기관에서 적극적으로 치료할 것을 권장한다”고 전했다.

이어 “치질 증상을 완화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병원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교정도 필수다. 항문 괄약근에 압력과 부담을 주는 습관을 피해야 한다. 건강한 배변을 위해 식이섬유가 많이 포함된 야채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해주면 도움이 된다. 단백질이 많은 붉은 육류는 변비를 악화시키므로 자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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