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부품업체, 2분기 일제히 영업적자 기록…유동성 위기 가능성도 커져
자동차 부품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완성차 생산이 줄어들며 전례 없는 영업손실을 겪었고, 유동성 위기의 위험성까지 높아지는 상황이다.
20일 지난해 영업익 흑자를 거두고, 분기 매출이 1000억 원을 넘은 주요 부품사의 반기보고서를 살펴보면 이들은 올해 2분기 일제히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완성차 생산과 수요가 모두 줄어들며 부품 수요가 급감한 결과다.
상반기 전체로 범위를 넓혀봐도 부품업계의 매출과 영업이익률, 고용 규모는 모두 악화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1차 협력업체 100개사를 조사한 결과, 이들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30조979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5조4420억 원)보다 12.6% 감소했다. 매출이 늘어난 업체는 17개사에 불과했다.
지난해 상반기 3.74% 수준이던 평균 영업이익률도 올해는 1.46%로 61%나 급감했다. 조사 대상의 절반이 넘는 55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고용 규모와 임금도 줄었다. 경영 악화로 73개사가 감원을 단행했고, 57개사의 평균 임금도 감소했다. 100개사의 올해 상반기 총 고용인원은 7만416명으로 지난해 대비 2.5% 줄었다.
부품업계는 완성차 업계만큼의 사업 규모를 갖추지 못했고, 자금 여력도 부족해 위기를 넘길 유동성 자금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동차산업연합회와 중견기업연구원이 130개 부품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업계의 1년 내 만기도래 차입금 규모는 평균 15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평균 74억 원이 필요하지만, 66.2%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자금조달 상황이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업계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추가 대출 만기 연장(55.6%)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운영자금 지원(50%), 은행의 지원과 협조(27.8%), 세금납부유예(26.7%)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자동차산업연합회 측은 “글로벌 수요급감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가 7월 이후부터 본격화하는 상황”이라며 “일부 부품기업이 단기 유동성 위기를 넘기지 못하면 완성차 업체의 공장가동 중단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부품업체의 유동성 위기를 넘기고 글로벌 수요회복에 대비해 생산을 늘리려면 기간산업안정기금, 상생협약보증 등 관련 대책이 현장에서 제때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