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기여도 70%→35%에도…포스코 미소 짓는 이유는?

입력 2020-08-17 09:00수정 2020-08-17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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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등 비철강 계열사 경쟁력 강화…이차전지 소재 등 미래먹거리 적극 투자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포스코의 철강 사업 비중이 유례없는 수준으로 하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철강 사업의 수익성은 악화된 반면 비(非)철강 사업들은 비교적 선방했기 때문이다.

17일 포스코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연결기준) 영업이익(8730억 원)에서 철강 부문(3088억 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35%이다.

그동안 포스코에서 철강 사업의 기여도는 70%를 넘었다. 2016년에는 다른 사업에서 적자가 발생하며 104%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례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은 철강 사업의 영업이익이 다른 사업군과 비교했을 때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철강 부문의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1조7666억 원)과 비교했을 때 82% 감소했다.

철강 제품 판매량은 자동차, 조선 등 전방 사업의 부진으로 줄어든 반면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은 예년보다 최대 톤당 40달러 높아진 데 따른 결과다.

나머지 사업의 실적은 견고했다는 점 또한 철강 기여도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건설, 에너지 등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5642억 원으로, 전년(5049억 원)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포스코는 지난달 2분기 실적 발표 때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은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포스코건설의 플랜트사업 이익 개선, 포스코에너지의 터미널 사업 확장 등 핵심산업에 대한 수익성은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케미칼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 착공식에서 포스코 최정우 회장(가운데)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시삽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케미칼)

철강 사업이 예년과 같지 않음에도 포스코의 표정은 그리 나쁘지 않다. 포스코에너지,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비철강 계열사의 경쟁력이 상승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2018년 취임 이후 줄곧 사업 다변화를 강조했다.

한 사업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영 구조는 리스크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서다. 포스코는 변화를 위해 2023년까지 에너지 등 미래 신성장 사업에 19조 원을 투자하고 있다.

사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구조 재편도 이뤄졌다. 이차전지(배터리) 소재 사업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존의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을 합병, 사명을 포스코케미칼로 바꿨다.

액화천연가스(LNG) 도입 및 트레이딩 업무는 포스코인터내셔널로 이관했다.

철강 시황이 언제 반등할지 예상하기 어려운 만큼 포스코는 비철강 계열사들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서 이어간다.

특히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이차전지 소재에 전사적인 역량을 투입한다.

올해 7월에는 생산력 강화를 위해 포항에 이차전지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 생산공장 착공식을 했다. 포스코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올해 안에 아르헨티나 리튬 추출 데모플랜트를 준공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차전지 소재인 양ㆍ음극재 사업을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 매출 17조 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식량 트레이딩 확대 및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 본격 가동 △포스코건설의 송도국제업무단지 프로젝트 정상화 △포스코에너지의 LNG 터미널 부대사업 확대 등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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