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특집]카드사 수익성 악화 현실화

입력 2008-11-0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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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수수료 인하 카드사 부실 초래"

잇따른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로 카드업계의 수익성 저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과 올 상반기에 이어 카드사들이 다시금 수수료 인하를 추진하고 있어 4분기 이후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매우 악화될 전망이다.

◆'울며 겨자먹기' 수수료 인하

카드사들은 지난해 말 영세가맹점에 대해 약 1.0% 정도의 수수료 인하를 단행한 한 이후 올 상반기에도 다시금 수수료를 인하한 바 있다.

이어 오는 12월부터는 생활밀착형 중소 가맹점들에 대해서 0.5~1.0%의 수수료를 인하해 2% 중반으로 일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단기간에 몇 차례에 걸려 잇따른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자칫 카드사 부실을 초래할까 우려된다.

중소 영세가맹점에 대한 ‘고통 분담’을 명분으로 삼고는 있지만, 실상은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른 ‘울며 겨자먹기’식 수수료 인하로서 수익성 악화에 대한 대비가 거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5개 전업 카드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2.3%(8170억원) 감소한 1조1133억원에 그쳤다.

최근 3분기 실적도 나름대로는 선방했지만, 오는 12월부터 3차 수수료 인하가 적용되어 4분기 이후에는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성 저하 현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오는 12월부터 수수료 인하가 적용되는 가맹점은 지난 두 차례 인하 때보다 규모가 큰 업종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면서 “이번 3차 인하가 반영되는 4분기부터는 수익성 악화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 가맹점과 고통분담 차원에서 수수료를 인하해 주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일시에 대폭 인하하는 것은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상반기 순익 급감...내년 더 악화

수수료 인하와 함께 카드사들의 경영 악화를 초래하는 것은 자금조달 금리의 인상이다.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수단인 카드채 금리가 과거 5% 후반에서 현재 8% 중반까지 2% 이상 급등한 상태다. 즉 돈을 비싸게 빌려와 적은 마진의 카드사업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여신금융협회 김민기 팀장은 “최근 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금조달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면서 “잇따른 수수료 인하와 함께 조달 금리의 상승으로 카드사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드사들의 신용판매 매출이 20%나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은 9% 증가하는 데 그쳤다”면서 “이는 카드업계의 수익성 악화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수료 인하에 대한 압박은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을 지속되고 있고 시중금리도 쉽사리 내려갈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새로운 탈출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일단 비용절감을 통해 수익성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비씨카드는 청구서 발송시스템을 개선해 비용절감을 꾀하고 있으며, 다른 카드사들도 불필요한 비용 절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 팀장은 “카드사들이 아직까지는 고객들의 한도를 크게 낮추지는 않고 있다”면서 “다만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 노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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