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투자전략] “호재에 경기 불확실성 상존…단기 관망 필요”

입력 2020-08-06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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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6일 증시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유가 상승 및 달러 약세 호재에 미국의 경기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오는 7일 미국의 고용보고서 발표, 15일 미-중 무역협상 관련 회담 등을 지켜보며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조언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 = MSCI 한국지수 ETF는 2.43%, MSCI 신흥국지수 ETF는 1.09% 상승했다.

전일 한국 증시는 개인들의 대규모 순매수에 힘입어 2018년 10월 초 이후 처음으로 코스피 기준 2300선을 상회했다. 정부의 뉴딜 펀드 조성과 이에 기반한 2차 전지 업종이 급등한 데 따른 것으로 추정한다. 더불어 바이오 업종의 호재에 따른 급등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이런 가운데 미 증시가 고용불안에도 불구하고 추가 부양책 협상 지속과 일부 개별 기업들의 호재로 상승세를 이어간 점은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점도 우호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지만 미국 고용지표가 쇼크라고 할 정도로 위축되었다는 점은 부담이다. 특히 코로나 재확산으로 미국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점은 한국 증시가 수급으로만 상승을 이어가기에는 불안 심리는 여전하다. 각국의 정부와 중앙은행의 부양책이 지속되고 있으나 예상과 달리 경기 개선속도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수급의 한 축인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를 약화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남아있는 미 의회의 추가 부양책 협상, 7일(금) 미국의 고용보고서, 15일(토) 미-중 무역협상 이행 관련 회담 등을 지켜보며 대응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 3월 중순 이후 증시 반등 과정에서 연중 기록했던 고점에 가장 먼저 도달한 업종은 헬스케어다. IT S/W, 필수소비재 등 업종도 5월에 연중 고점을 돌파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을 언택트 수혜주로 변모시킨 업종들이다. 경기와 금융시장 충격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완화 정책, 정부의 확장적 재정 정책은 앞서 나간 업종들 뒤로 성장주 및 정책 수혜주가 상승폭을 확대할 수 있는 뒷받침이 됐다. 코스피는 8월에야 지난 1월 기록했던 연중 고점을 돌파했다.

앞서 나간 업종들의 상승세가 주춤하는 동안 주가 회복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업종들이 연중 고점 대비 현재가 괴리율을 축소해나가고 있다. 자동차, 반도체 등 업종이 다음 주자로 나설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

유동성 측면에서 볼 때 증시 환경은 아직 우호적이다. 미 의회의 추가 부양책 논의, 11월 예정된 대선 등 정책 불확실성 요인을 과소평가하게 만들 정도다. 미국 실질금리는 3월 말 마이너스(-)권에 진입한 후 낙폭을 키워 2013년 긴축발작 당시에도 넘어서지 못했던 -1%를 하향 돌파했다. 시장이 Fed(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완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기대하는 가운데 선제적 기준금리 조절 중단 등 정책 변화 가능 소식이 전해지자 낙폭이 커졌다. 1980년 이후 폴 볼커와 앨런 그린스펀이 만들었던 인플레이션 파이터라는 정책의 큰 축이 변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마이너스(-) 실질 금리가 자산 가격을 부양하는 가운데 금값은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서고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펀더멘탈 측면에서 보면 실물 경제와 기업 이익 회복 속도 간 괴리가 목도된다. 미국 2분기 경제성장률은 -32.7%(SAAR)로 1947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최근 일부 제조업 서베이 지표 등에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으나 연준 위원들은 이후 경기회복 속도에 대해 점진적일 것이라 언급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피치도 미국 국가신용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반면 기업 이익 추정치는 하락세를 멈추고 돌아서고 있다. 금융위기 당시에는 -40% 내외까지 하락한 후 회복했으나 이번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기업 이익 추정치 조정은 -10~-20% 내외에서 마무리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기업의 피해 규모 대비 산업 패러다임 변화 속 기회를 찾은 기업들의 이익 성장 기대가 더 크기 때문일 것이다.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해 보면 당시와 현재 증시가 다소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금융위기 때는 미국 내 전체 기업 중 상장된 기업이든, 상장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이든 그 충격 강도와 회복 속도가 유사했다. 업종별 충격의 정도 차는 존재했겠으나 대체로 경기와 다양한 기업 주체들이 비슷한 흐름으로 움직였다. 반면 현재는 기업 주체별로 회복 속도의 차별화가 뚜렷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반사 수혜가 예상되거나 성장 프리미엄을 받은 나스닥지수 내 기업들의 회복 속도는 탄력적이고 타격이 크거나 중소상공인이 포함된 중소형 기업들 혹은 상장되지 않은 기업들의 회복 속도는 상대적으로 미진하다. 풍부한 유동성, 점진적 경제 회복 국면의 조합은 중장기적으로 성장주 선호 현상을 지속시키는 환경으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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