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처럼” vs “광장으로”… 8·15 앞둔 통합당, 투쟁 노선 향방은?

입력 2020-08-02 15:52수정 2020-08-0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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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임대차법에 대해 반대하는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당이 강경한 장외투쟁을 할까, ‘제2의 윤희숙'을 기대할까. 미래통합당은 당장 8·15를 앞두고 보수성향 시민단체들이 대규모 광복절 집회를 추진 중인 가운데, 통합당은 이들과 연대할지 갑론을박해왔다. 176석의 공룡 여당에 대한 투쟁 노선을 놓고 통합당 내 의견이 엇갈린 가운데, 윤희숙 의원을 모델로 삼은 원내 투쟁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현재까지 통합당의 기본 투쟁 전략은 ‘선 원내, 후 장외’로 요약된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31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일부 장외투쟁을 주장하는 의원들이 있어 장외투쟁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쉽게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전국 폭우 피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름 휴가철 같은 당 외부 상황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사실상 잦은 장외 투쟁을 비호감으로 여기는 민심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읽힌다. 반면 골수 지지자들 사이에선 강경한 장외투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당내에서도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 대규모 광화문 집회에 대한 향수가 남아있다는 의견이다.

이 때문에 통합당이 지난주 의원총회나 원내지도부 회의 등에서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윤희숙 통합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임대차 3법 기본이 되는 계약갱신청구권(2+2)과 전월세상한제(계약 갱신 시 5% 이내 인상)가 통과된 후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하는 5분 연설을 했다. 이후 윤 의원의 연설이 온라인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석권하는 등 호평을 받았다. 모처럼 제1야당의 존재감을 부각한 ‘윤희숙 모델’을 통해 장외 투쟁이 아닌 원내 투쟁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의견이 모이고 있다. 원내지도부는 일단 4일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 대응 문제부터 차근차근 풀어갈 계획이다.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윤희숙 의원처럼 국민에게 여당의 실정과 일방 독주를 잘 전달할 의원들로 발언자 진용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4일 본회의에 당내 검투사로 불리는 조수진 의원, 이명박(MB) 청와대 대변인 출신 김은혜 의원, 대표적인 정책통으로 불리는 박수영 등 다른 초선 의원들의 발언 신청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보수 집회를 이끄는 주도세력도 바뀌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중년층과 노년층이 주로 참석하던 태극기 집회는 정치적 성격이 짙었다.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이 주도했다. 하지만 정치 문제보다는 경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인천국제공항공사 논란이나 부동산 집회 등에 반발하는 3040 세대가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이처럼 젊은 층에 소구하기 위한 야당의 노선 방식에 대한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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