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중심 포트폴리오로는 살아남지 못해"…사내 보도채널에 영문 칼럼 기고
"모든 역량을 집중해 기존 석유 사업 중심에서 친환경, 플랫폼 사업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강력히 추진하겠다."
조경목<사진> SK에너지 사장은 31일 사내 전문 보도채널 '스키노뉴스' 영문판에 올린 칼럼에서 "저탄소 방향의 사회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미래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의 석유수요 감소는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 효과가 아니라 에너지 시장의 구조적 변화의 시작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앞으로 상황이 나아져도 인류 문명은 사회, 경제, 교육, 여가 등 모든 측면에서 석유를 덜 쓰는 방향으로 계속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석유 사업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며 "기존 사업 구조와 기존 일하는 방식의 틀을 과감하게 벗는 딥체인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우선 친환경 사업영역으로 △탄소 저감 기술 확보 △친환경 바이오 연료 생산 및 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Water & Waste 분야 환경사업 추진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우선, SK에너지는 온실가스와 환경오염물질 배출 저감을 위해 이산화탄소(CO2)를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내부 연구ㆍ개발(R&D)과 외부 전문가와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병행하고 있다.
또한 육상ㆍ해상 수송용 연료의 환경성을 대폭 개선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친환경 해상유를 생산하는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를 상반기 완공했고, 최근에는 재활용 전용 아스팔트를 개발했다. 친환경 바이오 연료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사업 기회도 계속 발굴하고 있다. 조 사장은 “SK에너지 주유소, 내트럭하우스 등에 태양광 패널 설치를 확대할 것"이라며 “태양광, 수소 등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정유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친환경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용/폐수 사업을 폐기물 처리 영역까지 넓히는 것도 검토 중이다. 조 사장은 “SK에너지는 울산 공장(CLX)에 종합폐수처리장 자산과 운영 역량이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수처리 등 환경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플랫폼 사업과 관련해서는 주유소를 기반으로 한 생활편의, 모빌리티ㆍ에너지 솔루션 등을 강조했다. 조 사장은 "전국의 3000개가 넘는 SK에너지 주유소의 활용을 획기적으로 전환해 여러 고객에게 생활 편의, e-모빌리티, 에너지솔루션 영역에서 차별적인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SK에너지는 2018년 주유소를 기반으로 한 물류 서비스 홈픽(Home Pick)을 런칭했다. 리턴(반품거래), 리폼(물품수선) 등 재활용 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
e-모빌리티와 관련해서는 6월에는 스마트 주유, 세차, 정비 등 차량 관리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머핀(Muffin) 서비스를 시작했다. 앞으로 전기차 충전까지 서비스 영역을 넓혀 궁극적으로는 전기차 솔루션 종합 플랫폼으로 키울 계획이다.
에너지 솔루션에 대해서는 "SK에너지가 최근 주목하고 있는 플랫폼 사업은 에너지솔루션 분야”라며 “주유소에 연료전지 또는 태양광 발전 설비를 도입해서 자동차, 트럭 등에 전기와 수소를 공급하고 장기적으로는 지역 내 전력을 공급하는 마이크로 그리드 사업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 사장은 "이해관계자가 SK에너지에 요구하는 것은 기존 사업의 틀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라며 “딥체인지를 위해서는 기존 조직문화도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하며 '실패한 실행은 없다'는 새로운 모토 아래 더 빠르고 과감한 DNA를 심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