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국내 기업들의 경기심리가 소폭 개선됐다. 지난 5월부터 3개월 연속 회복세다. 한국은행이 기업 3000여 곳을 대상으로 조사해 30일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서 이달 전체 산업의 업황BSI가 전월보다 4포인트(P) 오른 60으로 나타났다.
그래도 기준치 100에 비해서는 턱없이 낮다. BSI는 기업의 현재 경기판단 및 향후 전망을 조사한 지표로, 부정적으로 본 기업이 긍정적이라고 답한 곳보다 많으면 100을 밑돈다.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의 체감경기가 나쁘다는 뜻이다. 전산업 업황BSI는 작년 12월 76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올해 1월 75에서 2월 65, 3월 54, 4월 51로 급격히 추락했다. 이후 5월 53, 6월 56으로 미미하게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 체감경기가 바닥인 상태임을 말한다.
한은은 기업심리가 회복세를 탄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일단 제조업과 비제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의 업황BSI가 모두 오른 것은 긍정적이다. 제조업BSI는 전달보다 6P 높아진 57, 비제조업은 62(+2P), 대기업 66(+8P), 중소기업 49(+4P), 수출기업 67(+8P), 내수기업 52(+5P)였다. 향후 전망 지표도 상승했다. 8월 전산업 전망BSI는 4P 높아진 59다. 제조업은 57(+6P), 비제조업은 60(+1P)이다.
기업심리 회복은 정부의 막대한 재정을 쏟아붓는 경기 부양과, 세계 주요국이 서두르는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재확산의 우려도 크다.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 불황 장기화에 대한 기업의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다. BSI 개선에도 불구하고 체감경기의 본격적인 호전과는 거리가 먼 이유다.
기업들은 이미 코로나 충격 심화에 따른 자금 압박, 매출과 고용유지의 어려움에 더해 미래 수익원까지 고갈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금융과 세제 지원, 내수 및 투자 활성화가 급하다. 정부도 경기 방어를 위해 세 차례에 걸친 60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과, 한국판 뉴딜 계획을 통한 2025년까지 160조 원 투자계획을 내놓았다.
중요한 것은 막대한 재정 투입이 생산과 수요 증가를 통한 실물경제 회복의 선순환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핵심은 기업활력을 되살리는 데 있다. 규제의 혁파, 노동개혁 등 수없이 강조돼온 조치를 과감하고 신속하게 실행하는 것이 관건이다. 마침 한국과 미국 간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 만기가 올해 9월 말에서 내년 3월 말까지로 연장됐다. 외화의 대외안전판으로서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요인을 미리 차단할 수 있게 됐다. 실효성 있는 구조개혁에 집중함으로써 경기회복을 가속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