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아마존·구글·페이스북 CEO 화상 증언…5시간 만에 종료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애플 팀 쿡과 아마존 제프 베이조스,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구글 순다르 피차이 등 CEO 4명은 이날 화상으로 하원 법사위원회 반독점소위 청문회에 참석했다. 빅4 CEO들이 한꺼번에 청문회 증언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이들 기업이 반독점 행위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소속인 데이비드 시실린 하원 반독점 소위원회 위원장은 피차이 CEO에게 ‘검색 페이지와 제품으로 트래픽을 유도하는 방법’을 질문했고, 쿡 CEO는 애플이 앱 개발자들에게 불공평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았다. 베이조스 CEO에게는 아마존이 외부 사업자의 경쟁 상품 판매 데이터를 부정하게 이용했다는 추궁이 들어왔다. 이들 CEO는 관련 문서나 대화를 알지 못한다는 등 모호한 답변으로 의혹을 피했다.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중국 공산당과의 관계나 보수 측 의견을 함부로 삭제한다는 의혹 등에 집중했다. 피차이 CEO는 ‘구글이 중국 공산당에 국민 감시를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는 의혹에 “구글은 미국 정부를 지지한다”며 “구글의 중국 사업은 매우 한정된 것”이라고 부인했다. 짐 조단 하원의원은 공화당 소속 인사들이 플랫폼의 규칙에 따라 게시물이 삭제된 사례를 열거하기도 했다.
4명의 CEO 중 가장 질문을 많이 받은 사람은 저커버그 CEO다. 질문은 2012년에 이뤄진 인스타그램 인수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인수 전 페이스북 내부에서 인스타그램을 두고 ‘강력한 위협’이라고 묘사했다는 의혹에 저커버그 CEO는 “당시엔 인스타그램의 성공을 확신할 수 없었다”며 “인수가 성공한 것은 인프라 구축과 홍보에 막대한 투자를 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것은 미국식 성공사례”라고 덧붙였다.
피차이 CEO는 빅4 중 “우리는 미국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대답을 가장 많이 했다. 중국과 협력하고 있다는 의혹이 집중된 탓이다. ‘구글이 미 국방부의 인공지능(AI) 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중국군과 협력하고 있다’는 질문을 받고 그는 “구글이 여전히 미 국방부와 일하고 있다”며 “최근에도 국방부 네트워크 보호 계약을 체결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다른 3명의 CEO도 미국의 애국심에 호소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베이조스 CEO는 “미국 고객들에게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미국 노동자들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쿡 CEO는 “애플이 이 나라에서만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미국 회사”라며 애플이 창출한 일자리 수에 대해 언급했다. 저커버그 CEO는 “10년 전 최고의 IT 기업들은 대다수가 미국기업이었지만 이제는 절반 이상이 중국기업”이라며 애국심에 호소했다. 5시간 동안 이어진 청문회는 현지시간으로 오후 7시경에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