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 대책 발표 초읽기…서울 아파트 35층 규제 풀리나

입력 2020-07-2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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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주택 공급 확대 조건으로 층수 제한 완화 가능성

▲서울 동부이촌동 렉스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첼리투스’. 이 단지는 최고 높이 약 200m, 56층으로 한강변 아파트 중에서 최고층 아파트다. 서울시가 2013년 한강변 일대 재건축 아파트의 층수를 최고 35층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을 발표하기 이전에 재건축이 추진됐다. (사진제공=삼성물산)

정부와 여당이 조만간 발표할 수도권 주택 공급 대책에는 유휴부지 발굴과 용적률 상향 등 공급 물량을 늘릴 수 있는 가능한 모든 방안이 담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서울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층수 제한이 풀릴 지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현행 서울의 주거용 건축물 최고 층수는 35층으로 정해져 있다. 그동안 규제를 푸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온 정부는 임대주택 건립 조건을 걸어 일부 완화를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정관계에 따르면 당정은 이르면 이번 주로 예정된 주택 공급 대책 발표를 앞두고 막바지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서울 재건축‧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당초 계획보다 높이 짓는 것을 두고 의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전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비공개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어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용적률 상향 방안을 논의했다. 당정청 회의에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조정식 정책위의장, 정세균 국무총리,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강기정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서울의 남은 땅을 최대한 활용하는 데 동의하면서도, 재건축·재개발 층수 규제 완화에는 이견이 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섣불리 규제를 풀면 이미 과열된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부는 그동안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투기의 온상이라고 보고 규제 완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하는 공급 대책에서 추가 부지 확보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데다 용적률 상향 내용 중 재건축·재개발 부분만 빼놓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임대주택을 더 많이 지어 공공성을 높이는 정비사업 조합에 한해 부분적으로 층수 규제를 완화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대한건설협회를 비롯한 업계에서는 현재 35층으로 제한한 서울의 주거용 건축물 층수 규제를 풀어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

전문가들도 층수 규제를 풀고 용적률을 높여 공급 물량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서울의 아파트가 모두 35층으로 병풍처럼 둘러 세울 게 아니라 층수 규제를 완화해 스카이라인을 달리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며 “50층, 100층짜리 건물이 단지에 몇 동만 있어도 가구(공급 물량)를 많이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고층 아파트와 층수 제한 아파트의 입주자들이 일조권과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화롭게 배치하면 된다”면서 “용적률을 올린만큼 건폐율을 낮추면 남는 면적을 도로 등 시민이 이용하는 용지로 쓸 수 있다”고 제언했다.

재건축·재개발 외 신규 택지의 용적률 상향과 국공립 부지 활용의 경우 당정청 간 별다른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새로 짓는 주택을 늘리기 위해 3기 신도시와 용산 정비창 부지, 과천‧인천‧광명 등지의 공공택지의 용적률을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태릉골프장과 서울 대치동 무역전시장, 수도권 공공기관 및 국책연구기관 등 주택 건설이 가능한 국공립 부지도 최대한 끌어모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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