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대형마트, 위기 대처법은 '3사 3색'

입력 2020-07-2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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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점포 없애는 홈플러스·비효율 매장 칼질하는 롯데마트·트레이더스 힘 싣는 이마트

(사진제공=롯데쇼핑)

오프라인 유통업의 불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대형마트 업계가 자구책으로 각자 다른 카드를 꺼내들었다. 롯데마트는 전반적으로 몸집을 줄이며 사업을 축소하는데 비해 홈플러스는 알짜 매장을 매각해 현금 마련에 나섰다. 양사와 달리 이마트는 전문점 구조조정과 창고형 할인마트 사업을 강화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실제 대형마트의 최근 실적은 악화일로다. 이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507억 원으로 전년보다 67.4%나 감소했고, 롯데마트는 적자 전환했다. 홈플러스 역시 2019 회계년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8.4% 감소했다. 그 사이 이커머스 대표주자인 쿠팡은 7조 원대 매출을 거둬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적자 폭까지 축소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대전탄방점의 자산유동화가 확정됐다. 이 점포는 둔산점과 직선거리 1㎞에 불과해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 우려가 높은 매장으로 꼽힌다. 지난 17일 안산점 자산유동화를 확정 발표된 데 이은 두 번째 자산유동화기도 하다.

다만 인력 조정은 없다는 것이 회사측 기본 방침이다. 앞서 매각이 확정된 안산점과 동일하게 대전탄방점 직원들 역시 영업종료 이후에도 고용은 유지하기로 했다. 점포 근무직원과 몰 입점 점주들이 최소 6개월 이상 영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직원들의 인근 점포 및 온라인 사업과 익스프레스(SSM)로 이동을 고려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알짜 점포를 구조조정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특히 안산점의 경우 2018년 매출 순위 5위권에 꼽히는 상위 점포다. 홈플러스 1호점인 대구점 역시 매각 대상으로 언급되고 있다.

노조 측은 대주주의 ‘먹튀 매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MBK의 홈플러스 인수 복심은 부동산 돈놀이”라면서 “매장 뿐만 아니라 칠곡 IC부지, 무의도 연수원, 함안 물류센터 등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모조리 매각해 2조2111억원을 확보해 오직 주주들의 이윤 확보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지적했다.

롯데마트도 롯데쇼핑의 주도 아래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홈플러스와 달리 비효율 점포가 우선 대상이다.

이 회사는 6월 말 빅마켓 킨텍스점과 롯데마트 천안점, 의정부점 등 3곳을 폐점하기로 한 데 이어, 이달 말 양주점과 천안아산점, 빅마켓 신영통점의 영업을 종료한다. 이들 점포는 대부분 인근에 대형마트가 있어 상권이 겹치거나 소형 점포로 매출 대비 운영 비용이 높은 곳이다.

롯데마트의 구조조정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올해만 총 16곳의 매장을 정리하기로 한 롯데마트의 폐점 목표는 5년간 50개에 이른다.

▲이마트 신촌점 개점 첫날 광경 (출처=뉴시스)

이마트의 선택은 방향성이 다르다. 실적이 부진한 전문점 사업을 접는 대신 창고형 할인마트 '트레이더스'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2017년 145개였던 할인점은 지난해 140개로 2년 새 5개 줄였지만, 같은 기간 트레이더스는 14개에서 18개로 4개 늘렸다. 월계점을 시작으로 전국 점포 중 30% 가량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할 계획이기도 하다.

이달 중순에는 대형마트 3사 중 1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신규점인 신촌점을 출점하기도 했다. 이 점포는 2030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단량 그로서리’ 중심으로 매장을 꾸렸다. 전체 면적의 83%를 신선ㆍ가공식품 등 식료품 매장으로 채운 맞춤형 마케팅으로 수익성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9월에는 안성 스타필드에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도 오픈한다.

정용진 이마트 부회장까지 지원 사격에 적극적이다. 정 부회장은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시스템)에 잇따라 이마트 관련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최근 월계점에 이어 리뉴얼을 단행한 강릉점에 깜짝 방문한 사실을 알리는가 하면 피코크의 ‘어메이징 즉석떡볶이’, ‘어메이징 부대찌개’, ‘샤인머스캣’을 홍보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대형마트 업계의 구조조정으로 이마트가 반사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키움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주요 경쟁사의 점포 구조조정은 상권이 인접한 이마트 점포의 기존점 성장률과 수익성 개선에 큰 기여를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경쟁사 폐점 점포가 이마트와 상권이 겹친다면 기존점 성장률과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는 점포가 이마트 전체 점포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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