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은 경찰청장 청문회, 내용은 ‘박원순 청문회’

입력 2020-07-2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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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20일 열린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여야 의원들은 특히 박 전 시장의 피소 사실에 대한 청와대 보고 과정과 서울시에 수사 상황이 유출된 경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당 간사인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박 시장 사건 관련해 제기된 의혹이 많다. 그중 하나가 청와대 보고 적절성 여부”라며 김 후보자의 입장을 물었다. 이에 김 후보자는 “통상적 국가업무체계에 따라 하는 거로 안다”고 답했다. 이어 한 의원은 “청와대에 급하게 보고됐다는 의혹이 있는데 수사 규칙에 어긋나지 않게 제때 보고됐다고 생각하느냐”고 재차 물었고, 김 후보자는 “사회의 이목을 집중하는 중요 사건 등에 대해서는 발생 단계에서 보고하는 것으로 우리 내부 규칙에 규정돼 있다”고 확인했다.

이번 사건의 피고소인이 사망한 데 따른 경찰의 ‘공소권 없음’ 처리가 적절한 조치였는지 여부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후보자는 수사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 후보자는 “경찰은 수사 등 모든 법 집행 활동을 법과 규정에 따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사안 같은 경우엔 피고소인이 사망을 했기 때문에 관련 규정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조치하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후보자는 김 후보자는 “(공소권 없음이)수사의 중단을 의미하느냐”는 이은주 정의당 의원의 질문에 “그런 의미는 전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야당 측에서는 박 전 시장 의혹과 관련된 경찰의 수사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형동 미래통합당 의원은 “변사 사건 처리 규칙을 보면 적어도 사망 경위 확인 위해 부검 정도는 했어야 한다고 본다”며 “계속 수사하겠다는 데 그 의지가 있는 것이 맞냐”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당시 사망 원인이 명백하고, 유족도 부검을 원하지 않는 제반 사항을 종합해서 판단했다”며 “지금 경찰이 수사하는 게 6개인데 이에 대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영세 미래통합당 의원은 일각에서 박 시장을 고소한 그의 전 비서를 ‘피해자’가 아닌 ‘피해 호소인’ 등의 용어로 부르는 것과 관련해 김 후보자의 견해를 묻기도 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거기에 대해 제가 답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우리 내부 규칙에 의하면 범죄 피해를 봤다고 신고한 사람은 피해자라고 인정하고 그에 준해 필요한 조치를 한다”고 답했다.

고소인에 대한 ‘2차 피해’ 방지 문제도 거론됐다. 김 후보자는 "피고소인이나 가족에 대해서도 유언비어가 퍼지는데 이 역시 2차 피해”라는 박재호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2차 피해 사실에 대한 수사와 (강제 추행) 방조 부분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엄정 수사 의지를 피력했다. 아울러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박 전 시장에 대한 고소장이라며 유포된 ‘지라시’에 대해서는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내용이라고 알고 있다”고 일축했다.

한편, 청문회에서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의혹이 함께 언급됐다.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박수영 통합당 의원의 지적에 김 후보자는 “박 전 시장 사건은 고소인이 직접 고소해 수사가 시작됐으나, 오 전 시장 건은 일방적 기자회견으로 인지돼 피해자 진술 등 관련 증거 수집에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은 사실”이라며 “좌고우면 없이 철저히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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