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호텔 인수 무산 ‘전화위복’된 미래에셋

입력 2020-07-2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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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이 인수하려 했던 미국 호텔 15곳. (연합뉴스)

미래에셋그룹이 미국 고급 호텔을 인수하려던 계획을 포기한 게 ‘전화위복’이 됐다. 최근 미래에셋대우의 글로벌 신용등급 방어에 성공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호텔업의 손실 가능성을 피하게 됐다.

20일 크레딧 업계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래에셋대우의 신용등급 하향조정 검토를 마치고 ‘Baa2’ 등급을 유지한다고 16일 밝혔다.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다.

4월 무디스는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한 국내 증권사 6곳에 대해 신용등급 하향검토에 들어간 바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수익성에 타격이 올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의 등급 유지 근거 중 하나로 무디스는 “안방보험의 호텔에 대한 매매계약 해지”를 언급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9월 중국 안방보험이 소유하던 미국 9개 도시의 고급 호텔 15곳을 약 7조 원에 인수하기로 계약했다. 인수 계약은 거래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서 올해 5월 해지됐다. 만약 거래가 정상적으로 종결됐다면 4월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코로나19로 호텔 및 여행업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인수 무산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는 평가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의 미국 호텔 인수가 올해 초 클로징됐으면 코로나19 여파에 큰 손해를 봤을 것”이라면서 “안방보험과의 소송으로 인해 인수가 무산된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여행 수요가 급감한 상태에서 인수가 이뤄졌다면 미래에셋 측은 대규모 자금 부담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그룹은 7조 원에 달하는 인수 금액 중 약 2조6000억 원을 자체적으로 투자할 계획이었다. 시장조사업체 스미스트래블리서치(STR)에 따르면 6월 말부터 이달까지 미국 호텔 객실점유율은 45%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지난해 7월의 경우 73.8%였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앤드컴퍼니는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에서 “호텔업계가 코로나19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2023년을 지나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안방보험과의 소송이 진행 중임에 따라 우발채무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무디스는 “안방보험그룹과의 소송 결과에 따라 미래에셋대우의 이익이 크게 약화될 수 있으며, 2019년 세전 이익에 가까운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한편 무디스는 미래에셋대우의 등급 유지와 관련해 정부의 다양한 건전성 규제조치로 리스크 자산 성장 속도가 보다 완만해질 것이라는 예상과 안정적인 유동성 및 자금조달 구조 강화,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장 변동성이 고조된 가운데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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