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 세하 “생존기로 넘었다…실적 성장 초읽기”

입력 2020-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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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하 현풍공장 전경 (사진제공=세하)

“제지산업을 사양사업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재활용 고지 시장의 하향 안정화가 지속되고, 코로나19 시기 언택트 소비로 인한 포장 수요 증가로 산업용지 업계는 호황을 맞고 있다.”

이재선 세하 대표이사는 지난 14일 방문한 대구광역시 달성군 현풍본사에서 이투데이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를 증명하듯 현풍공장은 비가 오는 습한 날씨에도 열기를 뿜어내며 활기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고지에서 이물질과 잉크 입자를 제거해 섬유성상을 만드는 조성 공정에서부터, 해당 섬유원료에서 탈수 과정을 거쳐 원지를 만드는 초지 공정까지 모두 이곳에서 이뤄진다.

이 모든 공정을 마쳐 고지들은 SC나 CCP지 등으로 재탄생한다. 가장 대표적인 상품인 SC지는 주로 제과류를 비롯한 식품용 상자, 코팅이 추가된 CCP나 CWP지의 경우 상대적으로 고급상품으로 의약품이나 화장품 포장용으로 이용된다. 11만㎡(평방미터)가 넘는 현풍공장에선 월 평균 1만7000톤이 넘는 SC지와 1100톤의 CCP지가 만들어진다.

▲이제선 세하 대표가 대구광역시 달서구 현풍공장 내부에서 백판지 제조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노우리 기자 @we1228)

◇상반기 영업익 2배 증가 전망…우호적인 영업환경 이어져=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산업이 위기를 겪고 있지만 백판지 산업의 경우 또다른 기회를 맞았다. 이 대표는 “이전에는 없었던 품목 수요가 대폭 증가했다. 일례로 최근 외식문화가 줄어들고 가정간편식(HMR) 소비가 늘어나면서 해당 상품 포장용 백판지 주문도 대폭 늘어났다. 진단키트나 마스크를 포장하기 위한 물량도 꽤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중국이 고체폐기물 반입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백판지 원료인 재활용 고지 시장의 하향 안정화가 지속되면서 원료비 부담도 줄었다. 백판지 제조원가에서 고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40~50%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영업이익률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셈이다.

이러한 요인들 때문에 상반기 실적은 전년 대비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회사 측은 반기 영업익이 전년 동기 대비 2배를 넘어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비 2배 이상 증가했는데, 이러한 추세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재무구조 개선 완료되면 주주 환원책 적극 고려할 것”= 이 대표는 최근 회사 상황을 ‘생존을 넘어 성장을 위한 고민을 할 수 있게 된 시기’라고 표현했다. 2005년 카자흐스탄 광구 유전 개발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다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뒤, 워크아웃 과정과 유암코 인수시기를 거쳐 최근 한국제지 컨소시엄으로 새 주인을 맞은 과정을 회상하며 꺼낸 말이다.

유암코에 인수될 당시 2000%에 가까웠던 부채비율은 작년 말 390%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당초 금리가 4.6% 수준으로, 900억 원 규모의 단기차입금도 한국제지 컨소시엄 인수 영향으로 금리가 낮은 상품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최근 추진하고 있는 391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부채비율은 100% 초반 대까지 하락하게 된다.

이 대표는 진행 중인 유상증자와 관련해 “재무구조 개선 효과와 더불어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아 유통물량이 적었던 상황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본업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음에도 시장에서 세하 주식이 소외돼 왔다고 생각하는데 재무구조 개선이 완료되면 주주환원 정책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최대주주인 한국제지 컨소시엄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영업적인 측면과 원재료 구매 측면을 꼽았다. 그는 “가장 즉각적인 효과가 발생한 것은 원재료 구매 측면에서다. 일례로 백판지와 인쇄용지 제조에 쓰이는 화학 약품이 꽤 많이 겹친다”며 “각자 특화된 해외 영업망이 달라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것도 향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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