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증시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이날 오전 11시(한국 시간) 중국의 2분기 GDP 성장률 등 경제지표 발표에 따라 흐름을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ITㆍ헬스케어 등 최근 시장을 주도해온 업종들이 3분기까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 = MSCI 한국지수 ETF는 0.78%, MSCI 신흥국지수 ETF는 0.30% 상승했다.
전일 한국 증시는 코로나 백신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들이 전해지자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지며 상승했다. 그렇지만 백신이 나온다 해도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발표된 데이터 또한 논란을 배제할 수 없어 여전히 시장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더불어 미-중 마찰과 관련된 혼란 또한 부담이다. 폼페이오가 화웨이에 대한 규제 강화를 언급하며 미 증시 상승 반납을 야기시켰다면, 트럼프가 중국 고위 관리들에 대한 추가 제재를 원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블룸버그 등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나오며 미 증시 상승 요인이 됐다. 이러한 미 행정부 내에서의 엇갈린 내용은 불확실성을 높인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연준이 베이지북을 통해 미국의 하반기 경기 불확실성을 언급한 가운데 신용평가사인 S&P는 2분기 미국 기업들의 신용등급 강등 건수가 414건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결국 파월 연준의장이 지적했듯 코로나로 인해 개별 기업들의 신용 리스크가 확산된 점도 부담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시각 오전 11시에 발표되는 중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을 비롯해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모두 지난 발표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투자 심리에 우호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는 이 결과에 따라 변화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 주식시장은 지금까지의 흐름이 연장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도주 강세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시장과 개별 주식 모두 밸류에이션 고평가라는 장벽을 넘어야 한다. 비싼 주식이 더 비싸질 수 있는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혹시 세상이 변한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PER(주가수익배율)은 현재 기업의 가치(P)를 벌어들이는 이익(E)의 몇 배인지 나타낸다. 기업의 목적이 이윤 창출이라면 기업 평가에 이보다 더 간단하고 직관적인 지표는 없다. 반대로, 이윤 창출보다 고차원적인 목적이 있다면 고(高)PER 주식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코로나19 두 차례에 걸쳐 기업 외부에 사상 유례없는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기업의 목적은 이윤 창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배력 강화로 확장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은 가진 돈이 없어도 기업 밖의 돈을 끌어다 지배력을 높여나간 유니콘 기업의 등장을 가속화시켰다. 코로나19 이후 유동성은 국가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 지배력 있는 기업이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손익의 경제는 옅어지고 지배력의 경제가 진해지고 있다.
산업의 측면에서 지배력이 강하고 약한 기준은 그 산업의 시가총액이 금융업을 넘어서고 있는지로 가늠할 수 있다. 제조업은 없어도 금융업은 어느 나라에나 존재하고, 기본적으로 돈이 모여있는 산업이기 때문에 금융 섹터 시가총액을 넘어서기란 쉽지 않다. 역사적으로 금융을 추월하는 모멘텀은 매우 강하게 나타났다.
1970~80년대 건설 주도의 산업재가 금융을 넘어섰다. 2000년 전후에는 IT와 통신(현 커뮤니케이션)이 금융을 웃돌았다. 지금은 헬스케어 섹터가 사상 처음 금융을 앞질렀고, 소프트웨어 업종이 속한 커뮤니케이션 섹터가 다시 올라섰다. 한국은 금융 섹터보다 큰 섹터가 6개로 절반을 넘어섰다. 마침내 제조 강국이 됐다.
미국 역시 S&P500 섹터별 시가총액이 금융을 넘어서는 섹터는 IT, 경기소비재, 헬스케어, 커뮤니케이션이다.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산업의 재편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의 색깔이 바뀔 수 있는 신호는 두 가지다. 최근 들어 글로벌 경제 지표가 일부 반등하고 있지만, 이는 록다운(경제활동제재) 탓에 급락한 지표가 록다운 해제 이후 되돌림 된 결과다. 회복세 판단에는 적어도 1개 분기의 지표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배당이다. 기업들의 배당컷이 이어지고 있는데, 배당은 계절적으로 돌아오는 이벤트다. 경제 지표가 더 악화되지 않는다면 연말로 갈수록 결산배당에 대한 기대감은 올라올 수 있다고 판단한다. 중간배당은 회계연도가 마무리되지 않은 기 중에 하는 배당으로서 기업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불확실성이 뒤따르는 정책이다. 두 신호를 감안하면 시장 색깔이 바뀔 가능성이 있는 시기는 4분기 중이다. 바꾸어 이야기하면 지금의 주도주 강세가 적어도 3분기까지 연장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