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코로나19 여파로 부진한 실적이 쏟아질 것이란 전망과 다르게 추정치를 훨씬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며 선별 투자를 당부하고 있다.
1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는 25조556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86%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및 실적 둔화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영향이다. 그러나 최근 예상 외 호실적을 발표하는 기업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옥석 가리기’ 장세가 펼치질 전망이다.
최근 한샘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72.3% 증가한 23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증권사 추정치(175억 원)를 31% 웃돈 수치다. 해성디에스도 지난해보다 150.4% 오른 147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고, 삼성전자도 22.8% 증가한 8조1000억 원, 테크윙(26.1%), 한진(24.5%) 등도 호실적을 발표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예상치 대비 좋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주식시장과 실물경제가 괴리된 것이 아니라 전문가 추정치와 실물 시장이 괴리된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지표 발표와 비슷하게 2분기 실적도 추정치 대비 서프라이즈인 기업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수혜를 본 언택트와 바이오 종목들 다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자사가 개발한 진단키트 수출로 시가총액 1조 원을 넘어선 씨젠(3436.7%)과 셀트리온헬스케어(620.4%), 셀트리온(80.4%), 파마리서치프로덕트(48.3%)를 비롯해 원익QnC(229.7%), 테스(228.1%), SK하이닉스(169.7%) 등은 전년보다 영업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식료품, 부동산 등 부진이 예상됐던 업종 중 반사이익을 본 예상 외 종목도 있다. 동학개미 운동으로 수수료 부문에서 큰 수익을 본 키움증권 영업이익은 184.4% 늘어난 1857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야외활동 자제와 재택근무 활성화로 인한 인테리어와 가구 관심이 증가하면서 현대리바트(117.1%), 지누스(30.6%)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이외에도 △농심 △하이트진로 △LG화학 △컴투스 △오리온 △실리콘웍스 △에코마케팅 △덕산네오룩스 △삼성SDI △컴투스 △덴티움 등이 추정치를 크게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어닝 서프라이즈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 이후 주가 반응은 종목별로 엇갈린 모습인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실적 발표일 주가가 하락한 반면 한샘과 테크윙은 주가가 상승했다”며 “예상보다 양호한 2분기 실적 결과가 대형주를 중심으로 선반영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