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7개 주, 트럼프 ‘온라인 유학생’ 비자 제한에 소송 제기

입력 2020-07-1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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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MIT 등 200여 개 대학 이어 소송 참여…행정부 “비자는 정부 재량”

▲한 남성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하버드대학 와이드너 도서관 앞에서 마스크를 낀 채 앉아있다. 케임브리지/AP뉴시스
버지니아주와 매사추세츠주 등 미국 17개 주 법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국인 유학생 비자 발급 중단 조치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 200여 개 대학에 이어 주 법무장관까지 소송전에 가세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학교 정상화 정책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소송전에 참여한 주는 ▲콜로라도 ▲델라웨어 ▲오리건 ▲뉴멕시코 ▲위스콘신 ▲버몬트 ▲미시간 ▲메릴랜드 ▲코네티컷 ▲일리노이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 ▲네바다 ▲미네소타 ▲뉴저지 ▲로드아일랜드 ▲매사추세츠와 워싱턴D.C.다. 이들은 이날 보스턴 연방지방법원에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낸 각주 법무장관들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소송에 참여한 모라 힐리 매사추세츠주 법무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 무의미한 규칙의 근거를 설명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유학생 비자 발급 중단 조치로) 인생이 바뀔 수도 있는 유학생과 그 가족들을 고려하는 데 실패했다”며 “공중보건과 경제에 심각한 해를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은 6일 올해 9월 학기부터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대학에 대해 외국인 학생의 비자를 취소하고 신규 발급 또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대학에 오프라인 수업을 재개하라는 압박을 가해 학교 정상화와 경제 정상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확산세를 거듭하는 와중에 무리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비자 발급 중단 조치에 대학의 반발도 크다.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는 8일 매사추세츠주 연방지방법원에 비자 발급 중단 조치를 일시 중단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어 예일대 등 7개 아이비리그 대학과 스탠퍼드대 등 59개 대학이 하버드와 MIT를 지지하는 의견서를 법정에 제출했다. ‘대학교육과 이민에 관한 총장연합’이라는 180개 대학 모임도 “ICE의 새로운 유학생 비자 정책은 유학생의 온라인 교육 규제를 완화한 조치와 상충한다”는 의견서를 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법원에 “ICE는 학생 비자 지침을 수립할 재량권이 있다”며 “대학들이 지침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법을 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는 변론 취지서를 제출했다. 또 “1년 전 외국인 유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을 한 학기 당 한 강좌만 들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더 많은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됐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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