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장 최우선 요구... 한화그룹과 미팅은 미정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이 회사 매각과 관련 주간사인 산업은행과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29일 산은과 대우조선 노조측에 따르면 조광래 대우조선 노조 수석부위원장과 유영남 정책기획실장 등 노조 집행부는 지난 28일 산은을 방문, 향후 매각일정 점검과 노조의 요구안 등을 요구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유영남 실장은 이 날 본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산은과 향후 매각절차 계획에 대해 듣고 노조와 산은의 대화창구를 마련하는 방법 등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유 실장은 또한 “오늘은 앞으로 산은과 지속적 접촉을 위한 상견례와 같은 성격”이라며 “노조는 ‘고용보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몇 가지 요구안을 산은에 제시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대우조선 노조는 최근 노조 소식지인 ‘투쟁속보’ 27일자를 통해 “31일로 예상되는 한화컨소시엄과 산은 간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되기 전에 양측과 교섭에 나설 것”이라며 “하지만 교섭 실마리가 풀리지 않거나 노조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 총파업 등을 동원해 한화의 정밀실사를 저지하고 투쟁수위를 높일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한화그룹의 34개 계열사 중 노조가 있는 곳이 별로 없다”며 “있다고 하더라도 정상적인 노조활동을 보여주는 곳이 없는데, 여천 NCC의 노동쟁의에서 한화측이 행위가 대표적인 예”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유 실장은 “어제는 산은과 노조간의 지속적 협의를 논하기 위한 상견례 성격 이었다”며 “산은도 노조의 요구사항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최대한 수용할 것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노조는 아울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화그룹과의 미팅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대우조선 매각에 참여하면서 맺은 비밀유지의무에 따라 한화는 산은의 별도의 허가가 없으면 대우조선측과 접촉하는 것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유 실장은 “산은 관계자에게 한화측과의 미팅이 이뤄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달라고 부탁했다”며 “산은에서 정확한 입장을 나타내지는 않았지만, 노조와 한화측의 미팅에서 제한적인 내용만을 논의하면 허가할 수도 있다는 방법을 제시하는 등 부정적이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대우조선 노조는 오는 30일 산은과 두 번째 미팅을 가질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노조가 대우조선 매각시 요구사항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