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올해 북미정상회담 없을 것…우리에게 무익하다”

입력 2020-07-1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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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비건 방한 직후 담화 발표…”미국의 중대한 태도변화가 먼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10일 연내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에 대해 “미국 측에나 필요한 것이지 우리에게는 전혀 비 실리적이고 무익하다”고 일축했다.

김 제1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두 정상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떤 일이 돌연 일어날지 그 누구도 모르는 일”이라면서도 “어디까지나 내 개인의 생각이기는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조미(북미)수뇌회담과 같은 일이 올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제1부부장은 올해 북미 정상회담이 불가능한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우선 그는 “그것이 필요하다면 미국에 필요하고 우리에게는 무익하다”며 “새로운 도전을 할 용기가 없는 미국 사람들과 마주 앉아봐야 시간이나 때우게 되고 그나마 유지돼 오던 수뇌들 사이의 특별한 관계까지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언급하며 “쓰레기 같은 볼턴이 예언한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그렇게 해줄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담화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의 방한 직후 나온 것이다. 비건 부장관은 지난 7일부터 방한 동안 북한에 “우리는 준비됐으니 대화에 나오라”라는 메시지를 발신한 바 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고위 지도자’ 간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김 제1부부장의 담화는 미국 측의 대화 메시지를 ‘내부 정치용’으로 보고 11월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끝난 이후에 새 임기를 시작하는 행정부와 협상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김 제1부부장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갖고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우리는 결코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며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자면 우리의 행동과 병행해 상대방의 많은 변화, 즉 불가역적인 중대조치들이 동시에 취해져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많은 변화란 제재 해제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님은 분명히 한다”라며 포괄적인 대북 적대 정책의 철회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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