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서훈-비건 1시간 10분 회동...북미대화 재개 방안 논의

입력 2020-07-0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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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대화 재개 노력 지속해 달라"...비건 "한국 정부와 긴밀히 공조"

▲서훈 안보실장이 9일 청와대 귀빈접견실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고 있다. 2020.7.9 (청와대 제공)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9일 오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접견하고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서 실장은 굳건한 한미동맹이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임을 강조하면서 "한미 간 긴밀한 소통을 지속해 나가자"고 했다. 이에 비건 부장관도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오전 10시부터 1시간 10분 가량 이어진 이번 만남에서 양측은 최근 북한 관련 동향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서 실장은 비건 부장관이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전념하고 있음을 높이 평가하고 관련 노력을 지속해 줄 것을 당부했다.

비건 부장관은 북미 간 대화 재개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우리 정부와 긴밀한 공조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양측은 또 다양한 한미 양자 현안 및 국제 정세에 관해 논의했으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서 실장과 비건 부장관이 일대일 공식 면담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 실장과 비건 부장관은 2018년 10월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대표로 했던 방한단의 문재인 대통령 접견 때 각자 배석자로 만난 바 있다. 당시 서 실장은 국정원장으로, 비건 부장관은 대북정책특별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평양 제3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하는 목적의 자리였다.

비건 부장관이 청와대를 찾은 것은 지난해 12월16일 문 대통령 접견 이후 7개월 여만이다. 당시에도 대북정책특별대표 자격이었던 비건은 북한이 정한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시한인 연말이 다가오면서 한반도의 긴장감이 고조되자 한국을 찾아 문 대통령을 만났다. 당시 그는 정의용 전 안보실장과 별도의 면담자리를 갖기도 했다.

이 때문에 비건 부장관이 이번에도 문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게 제기됐지만 결과적으로 성사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같은 시각 청와대를 떠나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를 방문하는 일정을 소화했다.

비록 문 대통령과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청와대가 "최근 북한 관련 동향에 대한 평가를 공유했다"고 밝힌 것은 양측이 한반도 긴장 해소 방안을 주고받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측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막말 공세 등으로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먼저 복원하기 위해 남북협력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북미 대화를 재개해 궁극적으로 북한 비핵화와 3차 북미정상회담 등을 성사시키는 방안 등이 테이블에 올랐을 것으로 보인다.

비건 부장관은 전날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 뒤 약식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가 북한과 남북협력 목표를 추진하는 데 있어서 한국 정부를 완전히 지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각) 언론 인터뷰에서 "도움이 된다면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남북 관계의 속도 조절을 주문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앞서 미 국무부는 6일(현지시각) 비건 부장관의 방한 목적과 의제에 관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건 부장관은 서 실장과의 면담을 끝으로 2박3일 간의 방한 일정을 마무리하고 9일 오후 일본으로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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