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게임 업계 내 여성 혐오ㆍ차별적 관행 개선해야"

입력 2020-07-0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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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는 페미니즘에 동의한다는 이유만으로 여성 게임업계 종사자들이 불이익을 당한 사건과 관련, "게임 업계 내 여성 혐오와 차별적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8일 밝혔다.

인권위는 이날 게임업계 내 여성 혐오와 차별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기존 차별적 관행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의견을 표명했다.

앞서 지난 2016년 7월 넥슨 온라인 게임 '클로저스'의 성우 김자연씨가 여성주의 사이트 '메갈리아' 후원 티셔츠를 입은 인증사진을 트위터에 올리자 일부 게임 이용자들은 해당 성우를 교체해달라고 게임회사 측에 거세게 요구했다. 클로저스 측은 "사용자의 우려 섞인 의견을 확인했다"며 성우를 곧바로 교체했다.

이 사건 이후 소위 '메갈 사냥'이라는 이름으로, 페미니즘에 동의하는 게임업계 여성 종사자에 대한 사이버 괴롭힘과 불매운동이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페미니즘 관련 게시물을 공유하거나 '좋아요'를 눌렀다는 이유만으로 여성 게임 일러스트레이터가 게임회사로부터 불이익을 받거나, 계약이 끊기는 일이 연이어 발생했다.

이에 여성단체는 사상과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이 사건의 피해자들은 페미니즘 관련 글을 공유하거나 지지했다는 이유로 온라인상에서 다수의 게임 이용자에게 혐오 표현의 대상이 됐다"며 "이용자들의 요구로 사실상 업계에서 퇴출당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일부 게임업체 측은 '경영상 판단에 따른 것일 뿐, 개인적인 신념이나 사상을 이유로 한 차별이 아니다'는 취지로 인권위에 해명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소비자의 요구가 인권·정의와 같은 기본 가치에 반하는 것이라면, 그 요구를 무시하거나 소비자를 설득·제재하는 것이 책임 있는 기업의 모습"이라며 "게임 이용자들의 여성혐오·차별 언행을 적극적으로 방지하고, 여성 종사자에게 계약 중지 등 불이익을 가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인권위는 “게임업계 종사자들에 대한 법적·제도적 보호를 위해 문화예술진흥법상 '문화예술'의 범위를 게임 분야까지 확장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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