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 도입한 저유황유…코로나發 수익성 악화에 가동량 조절

입력 2020-07-0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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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대비 수익성 4분의1로 줄어

▲기계적준공 및 시운전을 마친 SK에너지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 전경, 코로나 종결을 염원하고 시운전을 마친 축하 메시지가 보인다. (사진제공=SK에너지)

정유사들이 야심 차게 준비한 저유황 중유(LSFO) 사업의 수익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올해 초의 4분의1 수준으로 악화했다. 국내 일부 정유사들은 가동률을 낮춰 공급량을 조절하고 있다.

7일 에너지 분야 정보분석업체 S&P 글로벌 플래츠(Global Platts)에 따르면 3일 기준 싱가포르 LSFO와 두바이유의 가격 스프레드는 배럴 당 7.33달러였다.

쉽게 말해 원유에서 LSFO를 만들어 팔아 남는 돈이 이 수준이라는 것이다.

최근 이 스프레드는 조금씩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 발표 다음 날인 1월 2일 배럴 당 29.77달러였던 것을 고려하면 수익성은 4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LSFO란 기존 선박 연료유에서 황 함유량을 줄인 제품이다. 올해 IMO가 선박들의 황 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5% 아래로 낮추도록 한 환경규제를 전면시행하면서 대체재로 주목받았다.

정유사들은 일찌감치 LSFO 관련 증설 투자를 하며 수요 증가에 대비를 해왔다. 특히, SK에너지는 1조 원을 투입해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새로 짓기도 했다.

장기 침체기를 겪던 정유사들은 이 새로운 시장에 큰 기대를 걸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발목을 잡힌 모양새다.

▲충남 서산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VLSFO 공정 전경 (사진제공=현대오일뱅크)

이런 중에 일부 정유사들은 가동률 조정 등을 통해 공급량을 조절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에너지는 최근 LSFO 가동률을 90% 정도로 낮춰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해운업황 악화로 LSFO의 시황도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도 60~70% 정도 수준으로 LSFO의 가동률을 유지하다 이번 달부터 가동량을 차츰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시황에 따라 줄인 건 맞지만, 가동률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100% 가동하고 있고, GS칼텍스도 인위적인 가동률 조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LSFO는 원유 정제 과정 중에 부산물로 나오기 때문에 이 제품만의 가동률 자체를 따로 조절할 수는 없다. 다만, 공정별로 생산되는 제품 비중이 다르기 때문에 운영 모드를 조절해 가동률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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