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로버, 연이은 유증 일정 연기…경영정상화 시동 언제쯤?

입력 2020-07-0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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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로버 C.I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하고 새 주인을 맞은 레드로버의 유상증자 일정이 밀리고 있다. 일부 투자자가 이탈하고, 해외 투자금 행정 절차가 지연된 영향이다. 이번 증자는 채무를 주식으로 출자전환해 탕감하는 차원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일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야 경영 정상화의 본격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당초 지난 3일 납입 일정이었던 레드로버의 유상증자의 납입일은 이달 15일로 밀렸다. 제3자 배정 대상자 중 한 곳이었던 센트럴애니드림투자조합이 대상자 명단에서 빠진 것이 주 사유다. 이 결과 신주발행 수가 80만 주가량 줄어들면서 증자 규모는 5억 원 줄었다.

이번 유상증자는 레드로버가 웹툰·웹소설 제작업체 엠스토리허브 지분을 사들이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됐다. 타법인 인수대금 50억 원과 운영자금 20억 원, 총 70억 원을 모두 최대주주인 윈아시아파트너스가 댈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한앤파트너스자산운용, 에이비씨파트너스 등 다른 자산운용사와 더불어 SBI글로벌디지털콘텐츠ICT투자조합, 한국투자글로벌콘텐츠투자조합 등 새로운 투자자들이 증자 대상자에 추가되며 구조가 바뀌었다. 증자 규모가 70억 원에서 57억 원으로 축소됐고, 이 중 47억 원가량은 대여금 및 투자금 관련 채권과 대용 납입하기로 했다. 즉 회사 측이 진 채무를 사채로 출자전환하게 된 셈이다.

해당 증자 구조를 두고 경영 정상화 및 거래재개를 조건으로 한 최대주주의 채무자 설득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신생 PEF인 현 최대주주의 부담과 채무 압박을 동시에 덜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다만 네 달 새 총 7번의 정정공시가 나오고 납입 일정이 지속해 변경되면서 관련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회사 측은 일부 투자금 이탈이 발생하고 있지만, 대금은 순차적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입장이다. 레드로버 관계자는 “회사 상황이 녹록치 않은 편이고, 이 과정에서 투자자를 섭외하고 유치하다보니 버거운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며 “그 과정에서 투자금 이탈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증 대상 중 홍콩에서 들어오는 자본도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이동이 막히고 대리인을 통해 업무처리를 하다 보니 절차가 지연되는 부분이 있다”라며 “현지 휴무일이나 행정 절차 때문에 생각했던 것보다 일정이 밀리고 있지만, (유증 납입) 돈은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증 지연과는 상관없이, 주요 신사업이었던 엠스토리허브 인수 절차는 예정대로 끝마친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유증 대금 중 일부 선납된 금액을 대용 처리해 인수 비용을 댔고, 회사 보유 현금으로도 일부 충당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업의 실적은 올해 반기보고서부터 연결 재무제표에 포함될 예정이다.

이번 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레드로버는 하반기 거래재개를 위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과 실적 악화로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던 레드로버는 올해 말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상태다. 지난달 15일엔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했고, 증자가 마무리되면 거래재개 조기졸업 신청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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