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늘어나니…올 상반기 소스 시장 커졌다

입력 2020-07-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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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취 생활 5년차인 김정환(35) 씨는 최근 '아침거리 찾기'의 고통에서 해방됐다. 우연히 마트에서 구입한 소스를 통해 '신세계'를 맛봤기 때문이다. 미리 손질해둔 채소에 '샐러드 드레싱'을 뿌리자 브런치 카페에서 맛볼 수 있는 샐러드 음식이 나왔고, 삶은 면에 데운 스파게티 소스를 뿌리자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나 볼법한 근사한 요리가 3분 만에 완성됐다. 김 씨는 최근 온라인 쇼핑을 통해 여러가지 소스와 드레싱류 제품을 추가로 구입했다.

샐러드, 면, 나아가 밥과 튀김 등 다양한 음식과 어울리는 '소스'를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지속되며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직접 요리해서 먹기는 귀찮고, 매번 사 먹기는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소스는 '가성비' 좋고 편리한 대안으로 꼽힌다. 다양한 기호를 반영한 신제품이 지속적으로 출시돼 선택의 폭이 넓어진 점도 시장 확대 요인으로 분석된다.

(사진제공=대상)

국내 소스 시장을 이끄는 회사는 대상이다. 대상은 스파게티소스, 액상편의소스, 마요네즈, 케첩 등으로 지난해 기준 국내 소스 시장 점유율 27.5%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스 시장은 1830억 원 규모다. 대상은 연간 500억 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집콕ㆍ집밥족 증가로 대상의 소스 제품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6일 대상에 따르면 올 상반기 '소스ㆍ드레싱 제품' 매출은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특히 대표 제품인 스파게티소스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37% 늘었다.

대상은 제품 세분화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마요네즈에 달콤함과 부드러움을 더한 △스위트콘 마요소스 △갈릭치즈 마요소스 2종을 새롭게 선보였다. 김영선 대상 청정원 소스담당팀장은 “앞으로도 차별화된 제품을 통해 소비자들의 세분화된 취향과 입맛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삼양식품)

삼양식품은 '불닭 소스'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2017년 한정판으로 불닭볶음면 소스를 선보였고, 소비자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제품이 완판되자 이듬해 '불닭소스'를 별도로 정식 출시했다.

이 제품은 기존 소스보다 매운맛을 강화하고 단맛을 더해 감칠맛을 살렸고 묽은 제형으로 만든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찌개, 볶음밥의 양념, 튀김요리의 디핑소스, 피자나 샐러드의 토핑소스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 까르보불닭소스, 핵불닭소스 등으로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불닭 소스를 찾는 손길은 외국에서도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67% 증가했는데, 특히 해외 매출이 크게 늘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기존 제품에 불닭 제품을 첨가해 즐기는 모디슈머가 늘어나고, 코로나19로 인한 집콕족 증가가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CJ제일제당의 소스 제품군 매출도 늘었다. 전년 대비 이 회사의 파스타 소스(스파게티 소스 포함) 매출은 40%, 드레싱 매출은 15% 증가했다.

이외에 넓은 의미의 소스로 분류되는 찌개소스(양념장) 수요도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의 냉장 간편식 양념 브랜드 '다담'의 1월부터 5월까지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 늘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소비 증가로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한편, 집밥족이 느는 대신 외식 소비는 줄면서 '업소용' 소스 시장은 줄어든 것으로 관측된다. 가정용보다 업소용 소스 매출 비중이 큰 오뚜기는 상반기 소스 매출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오뚜기는 대상에 이어 국내 소스류 시장 2위 업체다. 오뚜기 관계자는 "케첩이나 마요네스 등 대표 품목의 가정용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5%, 20% 늘었으나 그만큼 업소용 매출액이 감소해 전체 매출은 소폭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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