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 나선 오너 3세들…“지분확대ㆍ책임경영 ‘일석이조’”

입력 2020-07-0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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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구동휘 LS 전무, 장선익 동국제강 경영전략팀장, 박주형 금호석유화학 상무.

올해 상반기 코로나19로 침체된 증시 속에서 오너 3세의 자사주 매입이 돋보인다. 이들은 30대 젊은 임원으로 활약하면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자사주 취득을 통해 책임경영 의지을 보이고, 저점 구간에 지분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동휘 LS 전무는 올해 상반기 70차례 걸쳐 장내 매수했다. 총 23만9701주를 취득했으며 매입 규모는 82억8023만 원이다. 올해 1분기까지는 주로 배당소득으로 자금을 마련했으며 이후 근로소득으로 충당했다. 이에 지분율은 지난해 2.21%에서 2.96%(95만2000주)로 늘었다.

특히 주가가 저점 구간에 머물렀던 3월에 집중 매수했다. 올해 월평균 매입 규모는 3만9950주로, 3월에만 7만500주를 취득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여파에 지난 11월 5만1900원를 기록하던 LS주가는 올해 3월 2만4000원까지 급락했다. 52주 최저가를 기록한 날(3월 23일), 그는 8700주 장내 매수에 나서기도 했다.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의 장남인 장선익 경영전략팀장 역시 상반기 장내매수에 집중했다. 그는 올해 3월부터 20차례의 장내매수에 나섰다. 총 31만1163주를 취득했으며 매수 규모는 12억7366만 원이다. 3월 1000주, 4월 8만7006주, 5월 16만7913주, 6월 5만5244주로 주가 회복 전까지 매월 매입 규모를 늘렸다. 이에 지분율은 지난해 0.5%에서 0.83%로 증가했다.

지분율이 많이 증가한 수준은 아니지만, 예년과 다르게 올해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지분 취득은 단 한 차례에 그친다. 시장에선 장 이사의 경영 승계가 확실시되는 상황이기에 이번 장내매수는 책임경영 의지뿐만 아니라 경영권 확보에도 유효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는 최근 주가가 반등하면서 지분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까지 봤다. 동국제강의 주가는 지난해 말 5800원 선에서 지난 3월 2780원까지 급락했다. 이후 5월 4000원선까지 회복세를 보였다가 6월 카타르 LNG선 수주 수혜주로 꼽히면서 11일 8830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아울러 금호가의 박주형 금호석유화학 상무 역시 자사주 취득에 나섰다. 박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회장 장녀로 금호가 역사상 최초 여성 임원이다. 그는 올해 12차례 장내 매수에 나섰다. 이에 지분율은 0.75%에서 0.89%로 늘었다. 총취득 수는 4만7192주로, 매입 규모는 33억4229만 원이다. 박 상무는 자산 수증을 통해서 취득 자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편,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경영진의 자사주 취득을 두고,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주는 시장 신호라고 해석한다. 다만, 오너가의 자사주 취득은 향후 경영권 확보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행보라는 평가도 이어진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로 전반적인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오너 3세의 자사주 취득은 책임경영 의지뿐만 아니라 향후 지배력 강화 등 지분 확보 측면에서 유리한 시점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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