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 내렸다는 이상직 의원…이스타항공 직원 체불 임금은 '묵묵부답'

입력 2020-06-30 08:52수정 2020-06-3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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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이스타항공 창업주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이 '지분 헌납'을 헌납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직원들 체불임금에 대한 해결책이 없는 데다, 매각 대금 가운데 상당수의 금액이 이상직 의원의 몫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상직 의원은 29일 긴급기자회견에서 가족들이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을 회사에 넘기며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 등 경영진은 "통 큰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높게 평가했지만, 이스타항공조종사노동조합은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며 비판했다.

이번 발표에서 그간 문제가 됐던 '체불 임금'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은 빠져있다. 특히, 이상직 의원이 헌납하겠다고 한 지분으로는 약 250억 원의 상당의 체불 임금을 해결할 재원도 되지 못한다.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에 매각되면서 받는 돈은 540억 원. 이 가운데 이상직 의원 자녀 회사인 이스타홀딩스의 몫은 410억 원이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의 부채가 많고, 내야 할 세금도 70억 원 정도라서 이상직 의원 일가의 지분 가치가 거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는 누가 주식을 들고 있느냐는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견해다. 우발 채무를 위한 전환사채(CB) 담보 제공, 세금, 부채 상환, 이 의원이 최근 약속한 체불임금 지급액 110억 원을 더하면 매각대금을 웃돌기 때문. 노조의 한 관계자는 "결국 기자회견에선 체불 임금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된 게 아니라 '이상직 구하기'와 '제주항공에 책임 돌리기'만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헌납'하겠다는 뜻과 달리 이상직 의원에게 수십억 원의 매각 대금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스타항공 매각 대금 540억 가운데 130억 원은 다른 대주주의 몫이다. 여기에는 '비디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도 있다. 이 회사는 이상직 의원의 형이 대표이사로, 이상직 의원이 한때 지분 80%를 가진 곳이다. 매각 대금 약 85억 원이 여전히 이상직 의원 가족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이 이스타항공 노조 측에 연락해 중재를 시도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민주당의 부대변인은 체불 임금 중 110억 원을 이스타항공 측이 부담하는 방안을 노조 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지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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