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시장에 돈 몰린다…새내기주 수익률 평균 52%

입력 2020-06-2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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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어급 기업 등장으로 투자심리 달아올라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 속에서도 기업공개(IPO)를 마친 새내기 종목들이 상장 이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SK바이오팜을 비롯한 대어 기업 상장도 맞물리며 공모주 시장에 뭉칫돈이 몰리는 양상이다.

◇12개 공모기업 주가 평균 52%↑…9곳은 공모가 상회 = 28일 한국거래소와 IPR 전문기업 IR큐더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모 절차를 거쳐 증시에 신규 상장한 기업(코넥스ㆍ스팩 상장 제외) 12곳의 공모가 대비 평균 주가 상승률은 26일 종가 기준 52.4%로 집계됐다. 공모주 청약을 통해 주식을 배정받은 투자자가 이날까지 해당 종목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이 같은 수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미다.

▲올해 상반기 상장한 새내기 종목 12개. (사진출처=IR큐더스)

기업별로 살펴보면 12곳 중 9곳은 주가가 공모가를 웃돌았다.

특히 지난 22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조장비 업체 엘이티는 26일 종가가 2만300원으로 공모가(7800원)의 2.6배(160.3%)에 달했다. 발광다이오드(LED) 칩 제조업체인 서울바이오시스 역시 최근 종가가 공모가 대비 144% 상승하며 두 배 넘게 주가가 올랐다. 그 외 레몬(120.8%)과 에스씨엠생명과학(70.9%), 플레이디(50.6%), 드림씨아이에스(50.3%) 등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규 상장 종목의 경우 상장 당일 시초가가 공모가의 90∼200% 범위에서 결정되며, 시초가 대비 ±30%의 가격 제한폭이 적용되는 점을 고려하면 제도상 하루 최고 160%의 수익을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대어기업 상장 잇따라…공모주로 뭉칫돈 몰린다 = 이처럼 새내기주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공모주 시장에는 대규모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위축됐던 투자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데다 대어급 기업의 등장으로 공모주 투자심리가 달아올랐기 때문이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혀온 SK바이오팜은 지난 23∼24일 진행한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청약 배정 물량 391만5662주에 대해 총 12억6485만3070주의 청약 신청을 받았다. 청약 경쟁률은 323.02대 1로 집계됐고, 총 30조9899억 원의 증거금이 모집돼 지난 2014년 제일모직이 세운 역대 최대 증거금 기록(30조649억 원)을 경신했다.

SK바이오팜 이후에 진행된 청약에도 조 단위 자금이 몰렸다. 지난 25∼26일 이틀간 진행된 신도기연 청약에는 1조9864억 원의 증거금이 모였고, 같은 기간 청약을 진행한 위더스제약 역시 2조7500억 원의 증거금을 모집하는 데 성공했다.

청약 일정이 겹쳤는데도 두 회사 모두 흥행에 성공하면서 단 이틀 만에 약 4조75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추가로 시장에 유입된 것이다. 지난 한 주(6월 22∼26일) 동안 공모주 시장에 몰린 돈은 36조 원에 육박했다.

◇“공모주 열풍 지속할 것”…옥석 가리기는 필요 =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분간 공모주 투자 열풍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장 SK바이오팜 이후에도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카카오페이지, 카카오게임즈 등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이 줄줄이 예정돼 있고, 현금 유동성 역시 풍부한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 자금 격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5일 현재 46조3000억 원 규모로 작년 말(27조3384억 원) 대비 70%가량 늘었다.

SK증권 나승두 연구원은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옥죄다 보니 현금 흐름이 증시에 몰리고 있는데, 최근 유통시장의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발행시장에 자금이 더욱 쏠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펀드 관련 문제가 계속 불거짐에 따라 투자자들이 간접 투자보다는 직접 투자를 선호하는 분위기도 있다“면서 “결국 올해 하반기까지 공모주 투자 열풍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투자 과정에서 옥석 가리기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신규 상장 종목 가운데 엔피디(-12.6%)와 젠큐릭스(-11.9%),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10.2%)는 공모가 대비 주가가 하락했다.

또 지난해 상반기 신규 상장한 기업 18곳 가운데 10곳은 26일 기준 종가가 오히려 공모가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수출 규제와 코로나19 등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장기적으로는 기업 실적에 따라 주가 희비가 엇갈린 것이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IPO 시장에 관한 관심은 시장의 에너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방증이지만, 거래대금과 신용융자 등에서 일부 과열 조짐이 나타나는 것은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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