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전격 회동했다.
26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전날 밤 서울 모처에서 만났다. 배석자는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만남은 이 회장의 대면협상 요구에 정 회장이 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회장이 정 회장에게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단을 촉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딜 클로징 시점을 이틀 앞둔 시점에서 배석자 없이 만난 것을 두고 업계는 난기류에 빠진 아시아나항공 인수 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29일 HDC현대산업개발에 “6월 말까지 인수 의사를 밝혀야 계약 연장이 가능하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에 HDC현대산업개발은 코로나19 사태로 인수 조건이 크게 악화했다며 재협상을 요구했고, 산업은행은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달라고 재요청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의 결정을 두고 크게 인수 포기 수순 밟기라는 의견과 가격 낮추기 돌입이라는 평으로 갈리고 있다. 우선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 의지를 피력한 만큼 채권단에 매각 가격을 낮춰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IB업계 관계자들 대부분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를 포기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인수가 무산될 경우 2500억 원에 달하는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이번 입장문 역시 인수 불발 시 법정공방을 염두해 HDC현대산업개발에 책임이 없다는 근거를 남기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