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공정ㆍ신뢰성 훼손"
불법 대출 의혹을 받는 유준원(46) 상상인그룹 대표가 구속됐다. 검찰이 유 대표의 신병 확보에 성공하면서 약 7개월에 걸친 수사도 마무리 수순으로 접어들었다.
서울중앙지법 김태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0일 유 대표와 검찰 출신 박모(50) 변호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주요 범죄혐의 사실이 소명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판사는 "소명된 범죄혐의 사실에 의하면 유 대표 등의 행위는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크게 훼손한 것으로서 사안이 중대하다"며 "피의자들의 지위와 역할, 가담 정도 및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춰보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김형근 부장검사)는 지난 17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등 혐의로 유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유 대표가 이끄는 상상인그룹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여 주가 방어를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박 변호사에 대해서는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등 혐의를 적용했다.
유 대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친인척이 운용하는 펀드가 인수한 더블유에프엠(WFM)을 비롯해 다수 업체에 특혜 대출을 해주고, 법정 한도를 초과해 개인 대출까지 해준 혐의 등을 받는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을 통해 무자본 인수합병(M&A)이나 주가조작 등 세력에게 자본금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상인저축은행 등이 재무구조가 부실해 어려움을 겪는 이른바 '한계기업'들이 발행한 전환사채(CB)에 투자하는 방식이 사용된 것으로 본다.
이와 함께 검찰은 박 변호사가 2018년 3월부터 2019년 8월까지 차명법인 자금 등을 이용해 수백억 원 상당의 상상인그룹 주식을 사들인 것과 관련해서도 시세조종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벌여왔다. 다만 박 변호사가 유 대표와 공범으로 적시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지난해 11월 상상인저축은행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지난 4월에는 상상인그룹 본사 사무실 등을 재차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재개했고, 그룹 내 금융 부문 담당 임원 등 관련자 조사를 진행했다. 유 대표도 여러 차례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