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특허戰] 저금리, 수익모델 발굴 급선무…배타적사용권 신청 급증

입력 2020-06-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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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규제 완화로 증가세…상반기 사용권 취득 10건 넘어

최근 보험사들이 자사 개발 상품에 대한 독점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기존 상품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어진 영향이다.

보험업계에서 사용하는 ‘배타적 사용권’은 보험사 간 상품의 모방 행위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2001년 도입됐다. 배타적 사용권은 창의적인 보험상품을 개발한 보험사에 해당 상품을 일정 기간 독점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 기간 시장을 선점하는 것은 물론 약간의 홍보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처음 도입됐을 때만 하더라도 배타적 사용권 등록은 매년 10건 이하로 저조했다. 보험사의 배타적 사용권 획득 건수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7~8건의 수치를 보였다. 이 시기에는 금융감독원이 상품 개발에 대한 사전 규제권을 쥐고 있어 보험 개발에 일부분 개입하고 있었다. 규제가 풀린 이후부터 점차 보험사의 배타적 사용권 등록이 늘어났다.

올해 배타적 사용권 획득이 급증하고 있다. 상반기가 끝나지 않은 시점에 사용권 취득이 10건을 넘어섰다. 최근 3년간 가장 빠른 추세다.

보험상품 시장은 그간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지 않고서도 기존 상품 판매만으로도 수익을 충분히 낼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보험사들도 수익 모델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직면했다.

최근 KB손해보험은 5월 출시한 암 전용상품 ‘KB암보험과 건강하게 사는 이야기’에 업계 최초로 탑재된 ‘갑상선/전립선 바늘생검조직병리진단비’가 3개월간 배타적 사용권을 얻었다.

앞서 4월에는 현대해상이 ‘내가지키는내건강보험’의 건강관리비용특약과 건강등급 운영사항이 6개월, 무사고 표준체 전환 제도가 3개월, 그리고 ‘굿앤굿어린이종합보험Q’의 새로운 위험담보 6종이 3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운전자보험을 개정 출시한 DB손보는 ‘참좋은 운전자보험’이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이 특약은 운전 중 중대법규 위반에 따른 교통 사고로 타인에게 6주 미만 진단의 상해를 입힌 경우 피해자에게 지급한 형사합의금을 가입금액 한도 내에서 실손 보상한다.

캐롯손해보험은 배타적 사용권을 연달아 취득했다. 2월에는 쿠폰형·크레딧형 보험이라는 신개념의 스마트ON보험으로 배타적 사용권 2종을 획득했다. 횟수에 상관없이 1년간 여행일 만큼만 납부하는 ‘스마트ON 해외여행보험’의 단기율과 산책할 때마다 1회당 보험료를 정산하는 ‘스마트ON 펫산책보험’ 위험 담보가 배타적 사용권을 받았다. 이어 3월 ‘퍼마일 특별약관(월정산형)’으로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자동차보험의 ㎞당 위험담보 요율체계 개발과 신규 보상서비스 및 모바일 앱을 통한 주행거리·보험료를 실시간 제공하는 혁신적 서비스로 높이 평가됐다.

생명보험사에서는 삼성생명이 ‘GI플러스 종신보험’을 통해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상품이 포화된 영향이 있고,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 때문에 각자 상품을 개발해야 할 요인이 생긴 것”이라며 “보험사별로도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다 보니 점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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