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안 팔리는 두산… 높은 매각가 발목

입력 2020-06-1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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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솔루스ㆍ두산모트롤BG 예비입찰 흥행 실패… 두산건설ㆍ두산메카텍도 진전 없어

두산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알짜 계열사와 사업부, 핵심 자산 등에 대한 매각을 서두르고 있지만 매각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협상은 진행되고 있지만 높은 매각가로 인해 합의점에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 자구안으로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것들 가운데 클럽모우CC와 두산타워만 매각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골프장과 건물 매각은 전체 정상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하지 않는다.

두산타워는 마스턴투자운용과 매각 마무리 단계를 밟고 있으며,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골프장 클럽모우CC는 이날 투자의향서(LOI) 접수가 마감됐다. 투자안내서(IM) 배포에는 약 80여곳이 관심을 보였으며, 인수전에는 다수의 국내 대형 PEF와 SI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IB업계는 클럽모우CC의 매각가가 최소 17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코로나 19로 해외 골프장 방문객들이 국내로 유턴하면서 골프장 매각가격이 높아졌다”며 “인근 27홀 골프장이 최근 1700억 원에 매각됐고 인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두산 측은 1700억 원 이상의 매각가를 희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거래 종결 기간이 짧은데다, 두산 측이 시장 눈높이보다 높은 매각가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클럽모우CC 매각도 예상보다 지체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그룹의 알짜계열사인 두산솔루스도 예비입찰을 진행했지만 롯데케미칼 등 다수의 인수 후보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앞서 두산은 국내 사모펀드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도 매각 협상을 진행했지만 가격을 두고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의 기업가치를 1조5000억 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원매자 입장에서 볼 때 산업의 고성장은 예상되지만 합리적인 밸류에이션 산정으로 보기 힘든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두산솔루스에 앞서 진행된 두산모트롤BG의 예비입찰도 기대보다 참여가 저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 측에서는 5000억 원 안팎의 매각가를 기대하고 있지만, 원매자 측은 이보다 1000억 원 가량 낮게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올해 초 주관사를 선정해 원매자를 물색하던 두산건설의 매각도 진전이 없는상태다. 매물로 거론됐던 두산메카텍도 산업은행의 자금지원 이후 매각에 대한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재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두산솔루스, 두산타워, 골프장 등을 다 합쳐도 채권단에 약속한 3조 원 규모의 자구안에 부족한 만큼, 또 다른 알짜 계열사인 두산밥캣·두산인프라코어 등을 매각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IB업계에서는 두산그룹의 매각 작업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이유로 ‘높은 매각가’를 꼽는다. IB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희망 매각 금액을 높게 보고 있어서 매각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원매자들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시장 평균치를 웃도는 가격을 써내기에는 산업의 성장성이나 경영 효율성 개선 여부 등의 걸림돌이 많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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