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 금지 전에 분양받자"…수도권·지방도 '청약대란'

입력 2020-06-0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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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용산자이' 최고 238대1…수원 '영통자이' 무순위 청약 홈피 먹통

수도권과 지방에서 서울 못지 않은 '청약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세 자릿수 청약경쟁률이 잇따라 나오는가 하면 떼로 몰린 신청자들로 청약 신청 홈페이지가 먹통이 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오는 8월로 예정된 수도권과 지방의 분양권 전매 금지 규제 시행에 앞서 분양하는 단지를 잡으려는 실수요자와 투기수요가 너나 할 것 없이 청약시장에 뛰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대구 달서구 용산동에서 분양한 '대구 용산 자이' 아파트는 지난 3일 진행한 1순위 청약에 270가구(이하 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3만947명이 신청하면서 평균 114.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238.21대 1에 달했다. 66명을 모집한 전용 84㎡A 주택형에는 해당지역에서만 1만4959명이 몰려들었다.

지난 2일 1순위 청약을 받은 경기도 화성시 오산동 동탄2신도시 '동탄역 헤리엇' 역시 375가구 모집에 몰린 청약통장이 무려 5만6047개에 달했다. 경쟁률은 평균 149.5대 1, 최고 388.3대 1까지 치솟았다.

이로써 올들어 서울 외 지역에서 평균 세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아파트는 모두 7곳에 달한다. 수원 '매교역 푸르지오 SK뷰'(145.7대 1)를 비롯해 △하남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104.3대 1) △과천 '과천 제이드 자이'(193.6대 1) △대구 '청라 힐스 자이'(141.4대 1) △하남 '위례신도시 우미린2차'(115.0대 1) △화성시 동탄2신도시 '동탄역 헤리엇'(149.5대 1) △대구 달서구 '대구 용산 자이'(114.6대 1) 모두 1순위 청약 경쟁률이 100대 1을 넘겼다.

경기 수원시 정자동 '화서역 푸르지오 브리시엘'(40.4대1)과 대전 유성구 구룡동에서 나온 '대전 둔곡 우미린'(63.9대1) 역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서울 밖 수도권과 지방 청약시장에서 나타나는 청약 과열을 정부의 분양권 전매 금지 규제 때문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수도권 대부분의 지역과 지방광역시 민간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를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단기 시세 차익을 겨냥한 투기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통상 등기 시점이 입주 때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분양권 거래를 완전히 막은 것이다. 분양권 전매 금지는 오는 8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수도권가 지방 분양시장에 청약자들이 몰리면서 당첨 가점은 이미 서울 강남급에 육박하고 있다. 위례신도시의 마지막 민간분양 단지였던 '위례신도시 우미린2차'의 최고 당첨 가점은 79점이었다. 만점(84점)에서 5점 모자란 이 점수는 무주택·청약통장가입 기간 15년 이상에 부양가족이 5명이어야 받을 수 있다. 지난 2월 대구에서 나온 청라 힐스 자이 역시 당첨 가점은 평균 66점, 최고 79점에 달했다.

이른바 '줍줍'(줍고 또 줍는다는 뜻의 신조어)으로 불리는 미계약분 무순위 청약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지난 3일 진행된 수원 영통구 망포5지구 '영통자이'의 청약 부적격 당첨 3가구(75㎡A) 신청에 10만1590명이 몰려들었다. 경쟁률은 무려 3만3863대 1에 달했다. 청약을 넣으려는 접속자들로 한 때 자이홈페이지 서버가 마비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무순위 청약은 청약통장이 필요없기 때문에 청약통장이 없거나 청약 가점이 낮은 젊은 층과 유주택자 등이 대거 뛰어들다보니 나오는 족족 역대급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고강도 규제 시행을 코앞에 두고 청약시장이 뜨거워지면서 건설사들은 밀어내기 분양에 나서고 있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면 청약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 같다"며 "'시장 좋을 때 노 젓자'는 심리에서 분양 일정을 앞당기고 있다"고 말했다.

직방 조사에 따르면 6월 전국 분양 예정 물량은 6만3000가구를 넘어선다. 일반분양 물량만 4만5000가구에 육박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도시지역 전매 제한이 강화되면 입주 전까지 전매가 불가능해지는 만큼 건설사들은 규제 적용 전인 8월 전에 새 아파트 공급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며 "정책 변경으로 신규 공급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청약 대기자들의 불안 심리가 더해져 당분간 청약시장은 열기를 내뿜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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