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H, “외국계은행이 외면"

입력 2008-10-21 10:53수정 2008-10-2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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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은행, "수출 줄어 달러가 적게 들어왔다"

키코(KIKO)로 태산엘시티에 이어 IDH가 20일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IDH관계자는 키코 계약을 맺은 외국계 은행(SC제일은행, 씨티은행)이 외면해 흑자부도를 내게 됐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반면, 외국계은행들은 수출이 예상보다 줄면서 달러가 적게 들어와 문제가 커진 것이라며 어쩔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거래은행인 대구은행은 IDH가 키코로 인한 손실 이외에 큰 문제가 없어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져 다시 회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DH는 20일 대구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와 재산보전처분신청 및 포괄적금지명령 신청을 접수했다. 통화 관련 파생상품 키코로 인해 태산엘시티에 이어 두 번째 법정관리를 신청한 회사가 됐다.

IDH는 상반기에 자기자본 대비 122.92%에 달하는 440억8100만원의 적자를 냈다. 매출 579억3800만원에 영업이익 3억6300만원의 흑자를 냈지만 영업외이익(키코손해)에서 큰 폭의 적자를 내면서 자기자본 10억원 미만, 자본잠식률 50%이상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여기에 키코 거래은행의 압박에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되자 결국 20일 오후 3시30분 경영진은 직원들에게도 숨긴 채,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것이다.

IDH관계자는 “남들처럼 머니게임을 하지도 않고 열심히 제조업에 매진하며 일해왔다”며 “정부 키코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지원하기로 은행들과 협의했다는 뉴스를 보고 믿었지만 키코 거래를 한 은행들의 압박은 오히려 가중됐다”고 토로했다.

IDH관계자에 따르면 키코 거래를 한 은행은 SC제일, 씨티은행 등 모두 외국계은행이다.

이에 대해 한 외국계은행 관계자는 “IDH의 통화상품 가입액이 알려져 있는 것보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초 수출이 예상보다 적어지면서 달러가 적게 들어와 문제가 더 커졌다”고 전했다. 그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행들끼리 협조하에 지원해 줄 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거래은행인 대구은행은 법원에서 1~2개월안에 IDH가 신청한 회생절차 개시에 대해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키코 이외에 영업적인 측면이나 기타 재무구조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별 문제 없이 회생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키코로 인해 흑자부도가 나 주거래은행 입장에서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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