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11일만에 잠행 깬 윤미향 “이용수 할머니 출마 만류, 기억나지 않는다”

입력 2020-05-2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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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이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기억연대 활동 당시 회계 부정 등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힌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전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정의연 회계부정 등 여러 의혹의 중심에 선 가운데, 21대 국회 개원을 하루 앞둔 29일 11일 만에 공식 석상에 나타나 입장을 표명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불거진 기부금·후원금 유용 논란, 경기 안성쉼터 고가매입·헐값 매각 의혹 등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윤 당선인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1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국회의원직 사퇴 거부 의사를 밝힌 이후 11일 만이다.

◇ 다음은 윤미향 당선인의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브리핑 일문일답이다.

△선관위에 재산신고 할 때 목록은 어떠했나.

“내가 갖고 있던 현금, 부동산 그리고 다른 한편 김복동 장례위원회에서 사업 끝내고 남은 재산 모두 신고했다.”

△안성 힐링센터를 매각하고 반환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할머니들은 안성 힐링센터에서 진행된 프로그램에 대해 잘 모르신다고 하시는데, 이용 상황이 어떠했나.

“정의연에서 이미 구체적으로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 할머니들의 상황 그리고 운동의 상황이 변화되면서 더 이상 안성 힐링센터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없게 됐고, 그것을 공동모금회에 솔직하게 보고를 드렸다. 그러자 공동모금회에서는 더 이상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없으면 안성 힐링센터를 매각하고 잔여금은 반환하는 것이 좋다는 공문을 단체에 보냈고, 그 공문에 따라 집행한 것이다.”

△안성 힐링센터에서 부친을 고용했는데.

“안성 힐링센터에 부친을 고용한 점에 대해서는 정의연 해명자료를 통해 이미 사과 말씀을 드렸다.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 현실, 다른 한편으로는 주택을 빈집으로 관리 없이 놔둘 수 없는 현실 때문에 최소한의 관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던 끝에 저희 아버지께 최소한의 급여를 드리고 그런 부탁을 드리게 됐다. 그럼에도 저희 아버지를 힐링센터에 직원으로 채용한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그 점은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개인 후원금 계좌를 모두 신고했나.

“개인 후원금 계좌뿐 아니라 내가 갖고 있던 모든 계좌를 보고했다.”

△이용수 할머니께 사과할 생각은 없는가.

“저는 (이용수) 할머니에게 배신자가 되어 있다. 1992년부터 30여년 간 같이 활동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세월과 달리 할머니와 충분히 소통하지 못했고 할머니가 배신자라고 느낄 만큼 신뢰를 드리지 못했고 배신감을 느끼게 해드린 것에 관련해 지금이라도 사죄 말씀 드리고 싶다. 할머니께 사과 말씀 드리려고 여러번 시도했지만 이미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앞으로 진심을 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생각이다.”

△검찰 소환을 받았나.

“아직 받지 않았다. 정의연 활동가들이 조사에 임하고 있다.”

△이용수 할머니의 비례대표 출마를 말린 이유는 무엇인가.

“제가 특별히 말렸다기보다는… 관련 녹취가 있다는 것을 며칠 전 기사로 접했다. 그때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할 수 없지만 할머니께서 일본대사관 앞 길거리에서 전화를 주셨고 그 전화 목소리를 통해 제가 만류했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정황은 사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냥 할머니가 진짜로 국회의원을 하고자 한다고 받아들이지 않고 쉽게, 별로 중요하지 않게 받아들이고 그렇게 말씀을 드렸던 것 같다.”

△불체포 특권 생기는데 검찰 소환조사를 피할 것인가.

“피할 생각 없다. 앞으로 검찰 수사 과정이나 그 이후 모든 책임에 성실하게 임할 생각이다.”

△내일이면 국회의원 되는데 그 외에 본인이 부끄러운 점이 있다면.

“지금 나온 의혹만 해도 너무 많고 충분해서 그 외에 부끄러움이 있는지는 앞으로 생각해 보겠다. 계속 자성, 반성하고 있다.”

△개인 계좌로 돈을 받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

“전체 할머니를 위한 활동에는 정대협이나 단체명으로 활동했다. 장례위원회는 이미 말씀 드렸지만 제가 상주였다. 김복동 할머니께 생전에 부탁받은 점도 있었고 장례위원회가 단체가 아니다보니 상주였던 내 이름으로 받게 됐다. 김복동 할머니를 유럽으로 모시고 가면서 비즈니스 좌석으로 모시고 가고 싶다는 것도 사적인 뜻이었고, 전체 할머니 위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개인 계좌로 모금을 했다. 편하게 모시려는 뜻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개인 명의로 받은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이 또한 검찰에 고발된 사항이다. 앞으로 소명해 가겠다.”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고 있는데.

“할머니들에 대한 비난은 중단해 주셨으면 좋겠다. 할머니들은 대부분 일본군 성매매 피해라는 아픔을 겪었다는 점만으로도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할 분들이다. 한국사회가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이라 피해를 억압당하고 침묵을 강요받고 있을 때 ‘내가 피해자다’라고 목소리 내신 것만 해도 용감한 분들이다. 그렇게 평가받아야 하고 역사가 그렇게 기록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30년 동안 한국 정부가 하지 않은 일, 한국 시민사회가 침묵하고 있던 일을 스스로 노구를 이끌고 하셨고, 그럼으로써 세계인권운동 중심에 서신 분들이다. 우리가 미안해하고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분들에게 돌팔매 던질 수 있는 분들은 한국 시민사회 속에서는 없다. 저 또한 없다.”

△당내에서 사퇴 권유를 받은 바가 없는가.

“없다.”

△국민의 70%가 윤 당선인이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가 있다.

“앞으로 검찰 수사 과정에서 성실히 임하겠다. 제가 맡을 역할, 조사 성실히 임하겠다.”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연 운동방식 바뀌어야 한다는데,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사실 저는 정의연에 사표를 3월 20일에 냈다. 앞으로 정의연은 적극적으로 토론하고 경청해서 할머니들의 의사를 반영할 것이다. 할머니 말씀 중 정말 중요한 부분이 있다. 할머니께서 증오를 키우지 않고 미래 세대에게 역사교육 시킬 것을 강조해서 말씀하셨다. 이용수, 김복동, 김학순 할머니 등 수많은 할머니들이 하셨던 수요시위 말씀은 증오나 분쟁을 키운 것이 아니라 분쟁을 평화로 만들고자 하셨던 그런 운동이었고, 자신들의 아픔을 넘어 세계 무력분쟁지역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평화와 안정을 만들어주고 싶어 하셨던 것이다.”

“이용수 할머니가 말씀하셨던 한일 미래세대들에 대한 교육과 한일 청소년 교류, 진정한 미래지향적 관계들은 할머니들의 책임이 아니다. 시민사회만의 책임도 아니다. 한국 정부와 한국 국회, 일본 정부와 일본 국회, 일본 시민사회 모두 함께 노력해서 이뤄야 할 과제다. 저 또한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제 삶 속에서 그런 상황을 국민들과 함게 슬기롭게 만들어 가겠다.”

△2015 한일 합의를 설명하며 (할머니들에게) 1억 원을 받지 말라고 권고한 적이 있나.”

“권한 적 없다. 정의연은 2015 한일 합의가 발생하고 나서 한국 정부가 피해자들을 방문하면서 2015 한일 합의를 설명했다는 것을 할머니들을 통해 들었다. 할머니들을 통해 어떻게 보고를 받았냐 하면 ‘일본 정부가 사죄했다’, ‘일본 정부가 배상했다’, ‘그래서 일본 정부가 돈을 줬다’라고 들었다. 그래서 제가 직접 전화를 다 드릴 수는 없고, 단체 활동가들이 일일이 전화를 드려서 2015 한일 합의 전체 내용을 친절하게 설명을 드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1억 원을 받는 것은 할머니들의 자유라고 말씀 드렸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 저는 수요시위에서 ‘비록 할머니들이 1억 원을 받는다고 할머니들에게 등을 돌리거나 할머니들을 탓을 하면 안된다. 왜냐하면 할머니들이 1억 원을 받은 것은 할머니들과 시민사회가 반대하는데도 결국 2015 한일 합의를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10억 엔을 수령한 한국 정부와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 하는 일본 정부의 책임이다. 우리는 지금부터 할머니들을 보호하는 인권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수 차례 일본대사관 앞에서 얘기했다. 만약 수요시위를 영상을 녹화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여러 차례 그런 발언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긴 시간 잠행을 한 이유는.

“이미 입장문에서 말씀 드렸듯이 30년을 뒤돌아보는 것이 굉장히 길고 힘들었다. 하나하나 장부와 통장과 제 기록을 뒤져보고 기억을 찾아내고 하는 자체가 굉장히 지난한 시간이었다. 사실 아직도 제 30년의 일본군 위안부 운동의 시간들을 다 기억해내지 못한 상태다. 앞으로 계속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30년의 기억을 소환해서 기억해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왜 개원 하루 전인 오늘 기자회견을 열었나.

“특별한 이유는 없다. 지금 이제쯤이면 이쯤에서 밝혀야 하지 않나 요구가 강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왜 그렇게 오래 잠행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다른 분들의 목소리를 통해 제 치부와 제 잘못 제 오류가 드러난 것이 아니고, 할머니의 목소리를 통해 제 과거를 돌아본다는 것은 저에게는 깊은 반성의 시간이었고,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래서 긴 시간 여러분 앞에 나타날 수 없었다.”

“그리고 다른 한편 저의 미숙한 점들이 있었다. 저를 변호하기 위해 인터뷰에 응했던 적이 있었고 그 인터뷰가 기억에 의존하다보니 또 다른 의혹을 낳게 되고, 또 다른 오류를 낳게 되는 모습들을 보면서 솔직히 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떤 답변으로 어떤 목소리로 이 사정을 잘 설명할 수 있을까, 그런 질문을 스스로 할 수밖에 없었다.”

“기자회견 시간과 장소 등등 제 나름대로 고려할 수도 있었겠지만 저 스스로 조리있게 과학적으로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런 상황에서 보낸 20일 간의 시간이었다. 오늘은 정말로 용기를 내서 제 목소리를 국민들에게 들려주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절박감이 있었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 앞으로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검찰에서 소명자료 등 피할 생각이 없고, 제 직을 핑계로 그것을 피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성실히 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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