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저' 기준금리…"집값 영향 미미할 듯"

입력 2020-05-2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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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규제ㆍ중저가 주택 위주로 제한적 움직임" 전망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은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한국은행이 두 달 만에 다시 금리를 내렸다. 부동산 시장 등에 자금 유동성은 더 풍부해졌지만, 역(逆)성장 우려가 시장 활성화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한은은 2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 금리를 연(年) 0.75%에서 0.50%에서 25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 한국은행이 문을 연 이래 가장 낮은 금리다. 3월 금통위에서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대로 낮춘 한은은 다시 초강수를 선택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낮아지면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돈이 몰린다. 대출 금리가 낮아지면서 은행에서 돈을 빌려 투자금을 마련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예금 금리가 낮아져 이자 수입이 줄어든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부동산 등으로 발길을 돌리는 이유다. 한은 역시 연초만 해도 "정부의 부동산 대책 이후 주택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금리를 동결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정국에서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부동산 시장도 거시 경제 하강과 괴리돼 움직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한은은 코로나19로 인한 대내외 경제 부진으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2%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전망이 맞는다면 외환위기가 한참이던 1998년 이후 22년 만의 역성장이다. 여기에 지난해 정부가 부동산 규제 지역에서 9억 원이 넘는 주택에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줄이기로 하면서 대출 금리 인하 효과도 줄었다.

지난번 금리 인하 때도 부동산 시장은 둔감하게 반응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월 금통위 이후 두 달 동안 전국 아파트 가격은 0.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서울에선 아파트값이 두 달 전보다 오히려 0.3% 하락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코로나19가 우리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경기 위축으로 가는 길목으로 보인다. 이번 금리 인하도 경기 하방을 지연시키기 위한 대응 조치"라며 "경기 하방 우려가 전반적으로 작동하면 부동산 시장으로 유동성이 유입되긴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정부의 부동산 수요 억제책이 상당하고 아직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도 커 당분간 거래시장이 활기를 띠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분야에선 국지적으로 자금 유동성이 유입될 수 있다.

함 랩장은 "청약 선호가 지난해보다 더 높은 데다 중도금 9억 원까지는 집단대출을 통해 낮은 이자로 조달할 수 있는 구조라 분양시장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부장은 "비규제지역이나 대출 규제가 느슨한 9억 원 이하 주택에선 유동성 흐름이 작동될 구석이 있다"고 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기준금리가 0.5%까지 내려간 상황에 시중의 유동자금은 안전자산인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특히 최근 주택시장에 대한 규제가 커져 수익형 부동산으로 투자자들이 몰릴 가능성이 높은데 무턱대고 투자하기보단 입지, 배후수요 등 꼼꼼히 따져 본 후 투자를 고려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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