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똑똑한 ‘동학개미’가 만드는 길

입력 2020-05-26 16:22수정 2020-05-27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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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아 자본시장1부 기자

코로나19로 폭락한 증시에서 확인한 건 개인투자자들의 엄청난 유동성이었다. 세계 경제를 뒤흔든 전염병 사태를 투자 적기로 판단해 주식을 사들이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행태를 빗대어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다. 미국의 개인투자자들 역시 비슷한 행태를 보였다. Wallstreetbets, Robinhood user 등으로 불리는 미국판 동학개미도 폭락장에 크게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곧바로 느낀 변화는 주식투자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이들도 계좌를 트고 대출을 받아 주식을 사들였다는 점이다. 개인 신규계좌, 거래대금이 사상 최고급으로 증가하는 걸 수치로 확인하기 전에 주변 친구들, 먼 친척까지 주식투자를 시작했다고 알려오곤 했다. 저축은행 금리마저 1~2%대에 그치는 시대에 진입장벽이 높은 부동산을 제외하면 주식투자는 분명 매력적인 재테크 수단이라고 동조했다.

모두가 수익을 낸 건 아니겠지만, 그들은 분명 열심히 공부하고 정보를 수집한다고 자부했다. 유튜브, 텔레그램, 블로그 등 유용한 투자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똑똑한 투자자로 성장하고 있었다. 최근 대형서점에 비치된 베스트셀러 목록에 투자 관련 도서가 부쩍 늘어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분명 주식은 투기, 도박이 아니라 투자다. 기업은 유동성을 활용해 기술과 설비에 투자하고, 개인은 기업의 이윤을 공유할 수 있다. 자본시장의 선순환 구조에 개인 역시 부를 축적하는 수단으로 현명하게 활용해야 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좀 더 쉽고 안전한 길로 접근하는 사례가 늘어났으면 한다. 최근 복잡한 파생상품에 몰려 대거 손실을 입은 사례는 분명 아쉬움으로 남는다.

“인간사에는 조류라는 게 있어서 시류를 잘 붙잡으면 큰 행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성장주 투자의 거장 필립 피셔는 셰익스피어가 의도적으로 한 말은 아니겠지만, 성공적인 투자의 핵심을 표현한 문장이라고 언급했다. 이 시류를 잘 붙잡은 개인투자자들이 앞으로 금융시장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궁금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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