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세계서 제일 붐비는 제주~김포 노선, 항공료는 바닥

입력 2020-05-2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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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A 5월 셋째주 승객수 분석…도쿄-삿포로ㆍ후쿠오카 2위ㆍ3위, 호치민-하노이 4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가운데 황금연휴를 앞둔 지난달 28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가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휴기간인 29일부터 지난 5일까지 제주도를 방문한 관광객은 20만 명을 육박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로 전 세계 각국이 국제선은 물론 국내선 여객 수요 절벽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 김포-제주 노선이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노선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승객 한 명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최저가 항공권을 내놓는 '박리다매'식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웃픈(웃기면서 슬픈) 현실이라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온다.

25일 세계 최대 항공컨설팅 전문업체 CAPA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5월 셋째주의 전 세계 공항별 여객수를 집계한 결과 서울(김포)-제주 노선이 24만5429명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4% 줄어든 수치지만, 글로벌 항공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으로 가면 짧은 시간 내에 전년도 수준까지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APA 측은 "5월 넷째주인 지난주에는 여객수가 26만6000명으로 늘어나 전년 대비 감소폭을 8%대까지 좁혔다"면서 "이 노선은 1~2주 안에 2019년 수준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인천공항 국제선 출발 여객수가 전년 동기 대비 99%나 줄어드는 등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지만, 국내선은 항공사들의 증편 움직임과 함께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객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만큼 항공권 가격은 반비례해 수익성은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제선을 거의 띄우지 못하며 전례없는 공황에 빠진 항공업계가 그나마 남은 국내선 고객 확보를 위해 항공권 가격을 초특가로 내놓고 있어서다.

현재 평일기준 제주-김포 노선 항공권 가격은 대부분 1만~2만원 대에 몰려있으며,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10만원 대를 훌쩍 넘었던 주말에도 3만~4만원 대 항공권이 상당수 눈에 띈다.

김포-제주 노선의 승객수가 증가하며 공항들은 전 세계에서 최고로 활기를 띠고 있지만, 하염없이 저렴해진 항공권은 어는때보다 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항공권 가격의 최저 마지노선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수 개월 간 전 세계 하늘길도 닫히고 국내 여행객도 감소한 상황에서, 그나마 국내선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상황"이라며 "하지만 고객을 더 이상 잃을 수 없어 이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5월 셋째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여객수를 기록한 노선은 김포-제주에 이어 일본 도쿄(하네다)-삿포로(17만9157명), 일본 후쿠오카-하네다(13만5456명), 베트남 호치민-하노이(12만4279명), 중국 선전-상하이(9만8895명) 노선 등이었다.

특히 3, 4위를 기록한 도쿄-하네다와 호치민-하노이 노선 여객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8.7%, 29.2% 급감한 수치로 1위, 2위 노선보다 회복 속도가 상당히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작년까지만 해도 5위를 기록했던 호주 시드니-멜버른 노선은 순위에 이름을 올리기는 커녕 800위 대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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