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싱크탱크 되살려야”…‘여연 개혁론’ 높아진 통합당

입력 2020-05-24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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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들어간 것을 계기로 여의도연구원의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는 당 내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94년 국내 최초의 정당정책 연구기관으로 출범한 여의도 연구원은 한때 국내 최고의 정당 싱크탱크로 불렸다. 특히 선거 여론조사 정확도가 높아 이를 바탕으로 수립된 전략, 정책 또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진보진영에서조차 ‘여의도 연구원은 다르다’는 인식을 가질 정도로 여의도연구원의 역량은 정치권에서 널리 인정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과거를 떠올리기 어려울 만큼 여의도연구원의 위상이 추락했다는 것이 정치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비교우위를 갖고 있던 여론조사 역량도 허물어졌다. 지난 총선에서 성동규 여의도연구원장은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전체 예상 의석 수를 142~150석으로 예측하면서 당 지도부의 전략 실패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총선 패배 후에는 여의도연구원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 15일 미래통합당의 총선 평가 토론회에 참석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미래통합당은 뇌가 없다”며 “통합당의 브레인이 여의도연구원이었는데, 여의도연구원이 망가졌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또한 지난달 총선 직후 “이번 선거에서 여의도연구원이 제 기능을 했는가를 놓고 굉장히 강한 의심을 하고 있다”며 “판세 분석도 그렇고 정책적인 지원도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여의도연구원이 추락한 이유로는 당 대표의 ‘측근 조직’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 대표 등 주류의 눈치를 보게 되면서 씽크탱크 본연의 역할에서 멀어졌다는 것이다. 당 내에서는 4ㆍ15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여의도연구원의 자체 총선 판세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자, 지도부 의중에 맞춰 표본을 유리한 쪽으로 바꿔 보고했다는 이야기도 회자된다.

여의도연구원의 개혁 방안으로는 연구원의 독립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주로 제기된다. 유승민 의원과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홍정욱 전 의원처럼 참신한 인재나 거물급 인사를 원장으로 기용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아울러 여의도연구원이 당 대표나 비상대책위원장과 수평적 관계를 갖도록 당 대표와 이사장을 분리하는 당헌ㆍ당규 개정 필요성도 거론된다. 당 관계자는 “보수재건 전략의 핵심은 무너진 싱크탱크를 되살리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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