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크로스컬처 대표

지방에서 줄곧 장학생이었던 세진(정유미)은 서울에 있는 회사에 당당히 취직하지만, 다니던 회사가 부도가 나 졸지에 백수가 되고 다시 구직 전선에 나선다. 반지하 방으로 옮기게 된 세진은 깡패같이 보이는 어설픈 삼류 건달인 옆방 세입자 동철(박중훈)과 만나게 된다.
“아직도 취직 못 한 거야? 하여튼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착해요.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는 취직 안 시켜 준다고 데모하고 부수고 난리 치더만….”
둘은 만날 때마다 티격태격 싸우면서 점점 속마음을 나누는 사이가 되고 마침내 세진은 지방대 출신에 여자라는 단점을 극복하고 우여곡절 끝에 최종 합격하게 된다. 몇 년 후, 세진은 당당히 대리에 승진하고 사회에 안착한다. 영화는 달달한 로맨스 코미디의 정석으로 둘의 재회를 빼놓치 않는다.
세진이 가장 힘들 때 동철은 이렇게 위로하곤 했다. “기죽지 마…. 취직 못 한 거 너 잘못 아니야, 씨바….”
동철의 이 한마디에 취업난에 허덕이는 아들을 둔 아빠들은 코끝이 찡해진다. 참, 박중훈의 연기는 명불허전이었다.

▲내 깡패 같은 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