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는 세상] 취직 못한 거 너 잘못 아니야,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

박준영 크로스컬처 대표

개인 의견이지만 정년 연장에 반대다. 1년 연장이 되면 청년들의 일자리는 0.25개가 줄어든단다. 최악의 실업난의 중심에는 청년들이 있다. 솔직히 그들은 우리 기성세대보다 훨씬 사회로 나갈 준비가 잘 되어 있다. 이들이 때를 잘못 만나 하염없이 좌절하고 있는 이 시대가 너무나 안타깝다. 영화 ‘내 깡패같은 애인’은 제목과는 느낌이 다르게 한국 사회 젊은이들의 취업난을 밑바닥에 깔고 있다.

지방에서 줄곧 장학생이었던 세진(정유미)은 서울에 있는 회사에 당당히 취직하지만, 다니던 회사가 부도가 나 졸지에 백수가 되고 다시 구직 전선에 나선다. 반지하 방으로 옮기게 된 세진은 깡패같이 보이는 어설픈 삼류 건달인 옆방 세입자 동철(박중훈)과 만나게 된다.

“아직도 취직 못 한 거야? 하여튼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착해요.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는 취직 안 시켜 준다고 데모하고 부수고 난리 치더만….”

둘은 만날 때마다 티격태격 싸우면서 점점 속마음을 나누는 사이가 되고 마침내 세진은 지방대 출신에 여자라는 단점을 극복하고 우여곡절 끝에 최종 합격하게 된다. 몇 년 후, 세진은 당당히 대리에 승진하고 사회에 안착한다. 영화는 달달한 로맨스 코미디의 정석으로 둘의 재회를 빼놓치 않는다.

세진이 가장 힘들 때 동철은 이렇게 위로하곤 했다. “기죽지 마…. 취직 못 한 거 너 잘못 아니야, 씨바….”

동철의 이 한마디에 취업난에 허덕이는 아들을 둔 아빠들은 코끝이 찡해진다. 참, 박중훈의 연기는 명불허전이었다.

▲내 깡패 같은 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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