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들어온다 노 젓자” 이커머스, 포스트코로나 최대 승부처는 물류

입력 2020-05-21 14:50수정 2020-05-2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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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진천 택배터미널 2022년 완공 예정ㆍ쿠팡 대전물류센터 신설·SSG닷컴 경기권 물류부지 물색·마켓컬리 김포센터 고도화 등 물류 시스템 구축에 총력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확산하면서 온라인 유통 시장이 급팽창함에 따라 이커머스 업계가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너도나도 물류 배송 서비스에 힘을 주고 있다.

업계는 배송 시간을 단축하고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배송해줄 수 있는 서비스가 이커머스의 최대 승부처라는 판단 아래 차별화된 물류 시스템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온라인 유통시장 규모는 2016년 77조 원에서 2018년 112조 원을 넘어서며 처음 100조 시대를 열었고, 2022년에는 200조 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코로나19가 전 국민을 온라인·모바일 쇼핑으로 끌어들이며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롯데 황각규부회장이(왼쪽 두번째) 충북 진천 은암산단에 건설 중인 물류센터 '메가 허브 터미널'에서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건설 관계자들과 함께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지주)

롯데지주는 황각규 부회장이 전날 충북 진천의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택배 메가허브(Mega Hub) 터미널 건립 현장을 방문했다고 21일 밝혔다. 황 부회장은 이후 이천 물류센터도 방문했다. 진천 택배 메가 허브 터미널은 연면적 18만4000㎡로 하루 150만 박스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다. 롯데는 메가 허브 건설을 위해 통상 터미널 건설 비용의 2배가 넘는 약 3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며 2022년 완공 예정이다.

황 부회장의 택배 및 물류 사업 점검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더욱 빨라질 이커머스 중심의 유통업 재편에 대비해 롯데온(ON)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롯데는 최근 5년간 200여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기로 한 계획을 코로나19 여파로 2년 내로 앞당겨 잡으면서까지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대신 진천 허브터미널 1, 2층은 택배터미널을 넣고 3층은 대규모 물류창고로 만들면서 온라인 유통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특히 3층은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닷컴 등과 오픈마켓 판매자들이 재고를 한 곳으로 통합한 풀필먼트센터(Fulfillment Center)로 구성해 롯데온의 배송 효율성에 힘을 보탤 가능성이 높다.

황 회장은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줄이고 온라인 쇼핑을 활발하게 하기 시작하면서 택배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며 “진천의 택배 메가 허브 터미널은 적기에 잘 시작된 프로젝트로, 그룹 신사업의 중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네오003 3층 (사진제공=SSG닷컴)

유통 라이벌 신세계·이마트 역시 이커머스 시장 성장에 대비해 SSG닷컴의 물류 강화에 나섰다. 이마트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SSG닷컴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모회사인 이마트로부터 1조3118억 원을 투자받기로 했다. 투자금의 주요 목적은 물류시설 확충으로, 이는 이마트가 같은 기간 본사업인 대형마트에 투자하기로 한 1조3111억 원보다 많다.

온라인 식품 강자인 SSG닷컴은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3.9% 늘며 코로나19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올해 초 이마트가 제시했던 성장률이 25%임을 감안할 때 고무적인 성과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2~3월에는 배송이 주문을 따라잡지 못할 정도라는 점에서 물류 확충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수도권 수요에 대비해 경기권에 새로운 물류센터 부지를 물색하고 있는 SSG닷컴은 5년 내 7개의 물류센터를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새벽 배송을 염두에 두고 4호 물류센터 부지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은 엄청난 적자를 감수하면서 물류 인프라에 집중했던 투자가 빛을 발하면서 수도권을 넘어 전국 물류망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2014년 로켓배송 시작 당시 27개에 불과했던 물류센터는 지난해 말 기준 168개로 늘었다. 하지만 쿠팡의 ‘로켓성장세’를 고려하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특히 최근 짓기로 한 물류센터의 대부분은 경기권 밖에 위치해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성장하는 지방권역의 ‘로켓배송’ 수요 대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대구 달성군 국가산업단지에 3200억 원 규모의 축구장 46개 넓이(약 10만 평 규모)의 초대형 첨단 물류센터를 조성해 전국 단위의 로켓배송 물류 거점으로 삼기로 계획을 알린 쿠팡은 이달 초에는 대전시에 600억 원을 투자해 첨단물류센터를 짓기로 했다. 대전 센터는 중부권의 냉동식품 및 식자재 등 신선식품의 유통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사업 전망이 더욱 밝아진 마켓컬리도 물류 강화를 통해 몸집을 키우기로 했다. 이달 초 국내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 중 가장 큰 규모인 2000억 원 유치에 성공한 이 회사가 투자금을 적극 활용하기로 한 분야 역시 물류다. 마켓컬리는 늘어나는 수도권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말 오픈 예정인 김포 물류센터의 설비 고도화에 나서기로 했다.

강력한 검색엔진으로 쇼핑을 중개해 온라인 쇼핑 강자로 발돋음하고 있는 네이버는 물류를 직접 담당하진 않지만 택배사와의 협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CJ대한통운과 손잡고 24시간 배송 서비스를 내놨다. 기존에는 익일 배송을 위해 전날 오후 3시까지 주문해야 했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늦은 밤 12시까지 주문해도 가능하다. 현재 대상은 LG생활건강뿐이지만, 다른 브랜드로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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