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명이 밀집한 방글라데시의 로힝야족 난민 캠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집단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14일(현지시간)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 지역의 보건 관계자가 양성 판정을 받은 난민 2명을 격리 조치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들 중 한 명은 로힝야족 남성이며 다른 한 명은 난민 캠프 근처에 거주하는 현지 남성이라고 밝혔다. 로힝야족 난민 캠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탈린 버카루 WHO 대변인은 "이들에 대해 더 알아보기 위해 '신속 조사팀'을 파견했다"라며 "검사와 격리조치를 위해 접촉자들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규모의 난민 캠프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캠프 내 대규모 확산 가능성도 제기됐다. 특히, 환경이 열악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로힝야족 난민들이 모여 사는 이 난민 캠프는 천과 대나무를 엮어 만든 임시 건축물이 밀집해 있기 때문. 미얀마 정부의 박해를 피해 이웃 국가인 방글라데시로 탈출해 있는 상태다. 좁은 골목에는 하수가 넘쳐흐르는 등 거주 환경이 좋지 않다.
비영리 기구인 국제구호위원회(IRC)는 "캠프 내에선 1㎢당 4만~7만 명이 몰려 산다"며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인구 밀도보다 최소한 1.6배 높다"고 강조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이전부터 협소한 공간에 대규모 인원이 거주하는 난민 캠프에서 바이러스가 창궐할 수 있다고 지적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의 방글라데시 보건 담당자인 샤밈 자한은 "세계 최대 난민 캠프에 바이러스가 침투했으니 수천 명이 숨질 수 있다는 매우 현실적인 전망을 마주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캠프 내 집중 치료 병상이 하나도 없는 등 적절한 의료 시설이 없어 피해는 더 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