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하세요?
이제는 너무나 익숙한 외출 필수품이 된 마스크. 3개월 넘게 우리와 함께하고 있는데요. 겨울과 봄을 지나 여름을 앞둔 지금, 그렇지 않아도 답답한 마스크가 한층 갑갑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앞당겨 찾아온 더위에 일명 ‘턱마스크’(턱 부근으로 마스크를 내리는 것) 착용자가 늘어났고요. 지역감염 ‘0명’이 이어지며 차츰 코로나19가 잦아들게 되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속속 눈에 띄기도 했죠.
하지만, 방심은 금물. 또 다른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터졌습니다. 황금연휴로 불렸던 5월 초, 이태원 클럽을 찾았던 2030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난 건데요. 14일 현재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131명에 이릅니다.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긴 했지만, 충북, 부산, 충남, 전북, 강원, 경남,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관련 확진자가 나오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죠.
클럽을 방문한 이들은 출입 시에만 마스크를 끼고 내부에서는 이를 벗은 채 유흥을 즐겼는데요. 이것이 집단감염의 발단이 됐습니다. 황금연휴 기간에만 1만 명 가까이 이태원 클럽을 찾은 것으로 집계되면서, 감염 위험에 전국이 노출됐죠.
결국, 마스크의 중요성이 또 대두됐습니다. 더위에도 다시 마스크로 꽁꽁 싸매야만 하죠. 그렇게 사람들은 ‘새로운 대체품’에 눈을 돌렸습니다.
바로 ‘덴탈마스크’인데요. 이 보건용 마스크는 주로 의료진들이 환자 대면 시 사용하고, 특히 치과의사들이 많이 착용해 덴탈마스크로 불리죠. 대부분 푸른색 제품이 많습니다.
공적마스크인 KF94나 KF80보다 훨씬 가볍고 얇습니다. 일회용 마스크(주로 흰색과 검은색) 보다도 얇고 통풍이 잘됩니다. 물론 갑갑함이 없다곤 할 수 없지만, 착용 시 공적마스크보다 훨씬 쾌적하죠.
물론 이 얇은 덴탈마스크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막아주진 못합니다. 다만 주된 감염 원인인 비말(침방울)만큼은 최소한 막을 수 있죠. 비말 입자 크기가 통상 5μm이란 점을 고려하면 1μm 입자를 걸러내는 덴탈마스크로 예방이 가능한데요. 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 느껴지는 주변의 싸늘한 시선에서도 자유롭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이태원 클럽 코로나 확진자 증가로 비록 미뤄지긴 했지만, 곧 다가온 등교 개학도 덴탈마스크를 찾는 큰 이유인데요. 학교에서 온종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을 학생들을 위해 부모님들이 덴탈마스크 확보에 나선 겁니다.
큰 인기에 약국의 풍경도 바뀌었습니다. 공적마스크를 사기 위해 늘어섰던 줄은 사라졌고, 덴탈마스크 판매대가 텅텅 비었죠. 소비자 모두 1박스씩 구매하는 통에 약국마다 재고가 뚝 떨어졌습니다.
대형마트도 마찬가지입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일반마스크 매출이 전주보다 179.8% 증가했는데요. 이전에는 1매당 200~300원 수준이었으나, 최근 700~1000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일부 온라인몰에서는 덴탈마스크 50장이 10만 원이 넘게 판매되기까지 했고요. 중고거래 앱에서는 공적마스크와 덴탈마스크를 교환하고 싶다는 글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죠.
13일부터는 서울 지하철 안에서 이동이 어려울 정도로 혼잡할 때 마스크 미착용 시 탑승이 어려운데요. 이에 서울교통공사는 마스크 미소지 승객을 위해 덴탈마스크를 전 역사의 자판기(448곳), 통합판매점(118곳), 편의점(157곳) 등에서 시중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고 알렸습니다.
하지만 역사 자판기엔 KF94 마스크만 있을 뿐 덴탈마스크를 찾아볼 수 없는데요. 덴탈마스크 확보가 어려운데다 낱개 포장 분산 배치가 어렵다는 이유입니다. 여기서도 덴탈마스크는 ‘귀한 물건’이 돼 버렸네요.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덴탈마스크도 공적마스크로 풀어달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는데요. 그만큼 여름철 효과적인 ‘여름용 마스크’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겠죠? 더 큰 집단감염을 막는 소중한 마스크, ‘알맞은 수급’이 기다려지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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