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과정에 소비자로부터 다양한 피드백 받아…CES 2020 혁신상도 받아
“뛰어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뿐만 아니라, 환경 보호라는 가치도 실현하고 싶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전 세계에 출고되는 라이프스타일 TV 포장재에 업사이클링 개념을 적용한 ‘에코 패키지’를 도입했다. 포장재로 가구, 물건 등을 만들 때 소비자가 원하는 모양으로 손쉽게 잘라낼 수 있도록 디자인을 바꾼 것이다.
신제품 개발에 바쁜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도 친환경 포장재를 고안한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삼성전자는 뉴스룸을 통해 에코 패키지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삼성전자 제품디자인그룹 윤대희 씨는 “최근 환경 보호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가 많다”며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면서 ‘환경 보호라는 가치를 실천했다’는 만족감을 주기 위해 에코 패키지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많은 사람이 쉽게 만들 수 있으면서도 튼튼한 패키지를 구상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개발팀은 처음 패키지에 도면을 그려 제공하는 것을 생각했다. 하지만 이 방법을 적용했을 때 다양한 매뉴얼을 제공할 수 없는 문제가 예상됐다.
많은 고민 끝에 개발진들이 택한 방법은 ‘점 패턴’이다.
윤 씨는 “점 5개마다 큰 점이 찍혀 있고, 도면이 센티미터(cm)가 아닌 점의 개수로 제공되기 때문에 정확한 치수를 재지 않고도 누구나 쉽게 가구를 만들 수 있다”며 "완성했을 때 예쁘게 보이는 심미적인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FX(퓨처 익스피리언스) 디자인그룹 황수현 씨는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 지금의 구조를 만들게 됐다”며 “사람들에게 에코 패키지를 주고 실제로 만들도록 하는 테스트를 거치는 등 다양한 피드백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패키지 상단 QR 코드로 제공되는 매뉴얼 역시 환경보호와 비용 절감을 위해 채택된 방법이다.
FX(퓨처 익스피리언스) 디자인그룹의 손성도 씨는 “QR 코드는 별도 앱을 설치하는 과정 없이도 빠르게 도면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나중에 도안을 추가하거나 수정할 때도 편리하다”고 덧붙였다.
실용성을 갖춘 에코 패키지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0에서 소비자에 주는 가치를 인정받아 ‘CES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손 씨는 “영국 라이프스타일 전문 매체 디진과 협업해 29일까지 누구나 참여 가능한 ‘에코 패키지 공모전’을 진행한다”며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골판지를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